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한국 및 미국 기업의 교류와 협력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넷플릭스와 6개 미국 첨단기술 기업에 이어 미국 소재기업인 코닝은 앞으로 5년간 15억달러(약 2조원)를 한국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윤 대통령의 방미 기간에 미국 기업이 한국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규모는 총 59억달러(약 8조원)로 늘어났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한국과 미국은) 이제 대등한 관계에서 서로를 필요로 하는 존재가 됐다는 사실이 이번 순방 기간에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에 참석해 “지난 10년 동안 미국 기업의 한국 투자는 약 두 배,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는 약 세 배 증가했다”며 “앞으로 첨단 분야와 관련해 양국 협력이 중요하고, 양국의 협력은 상호 간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에 투자하겠다고 결정한 기업들에 세계 최고의 투자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는 규제는 과감히 개선하고, 첨단산업 및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는 기업에는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설명이다.
최 수석은 “양국 정부 및 기업 간 관계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게 의미가 있다”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하길 원하는 미국 기업이 많았고, 결국 10여 개 기업은 참석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투자 확대 방안 및 협업 계획 등을 공개한 기업인도 많았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전기차 전용공장, 배터리 공장 투자 등을 통해 미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부응하고 있다”며 “미국 환경청 등과 함께 수소연료전지 트랙터 공급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칸 부디라지 테슬라 부사장은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전기차 생산량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티머시 아처 램리서치 회장은 “그동안 한국 반도체 공급망에 45억달러를 투자했고,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했다”며 “2030년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게 되면 한국에서 큰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미국은 혁신 아이디어와 풍부한 수요를 바탕으로 산업 트렌드를 이끌고, 한국은 소재부품 및 제조생산 기술에서 강점을 지닌 상호보완적 파트너”라며 “LG그룹의 미국 내 매출은 300억달러 수준인데 5년 뒤에는 두 배 정도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국빈방문이 미국 기업이 한국에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 수석은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가한 기업들의 연내 추가 투자 계획 발표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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