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기업 8종목을 타겟으로 한 대형 주가조작 사태의 전말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관련된 투자자만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조작 사례와 달리 긴 시간동안 천천히 주가를 올리고 다단계식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법 등으로 금융 당국의 감시망을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사태가 외부로 드러난 계기는 내부 직원의 배신과 폭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핸드폰으로 자기네끼리 거래를 하며 통정거래를 진행했다. 동일 장소에서 주가조작을 하면 조사에 걸릴 수 있기때문에 IP주소 추적을 피하기위해 각자 다른 장소에서 거래를 진행했다.
투자 대상은 유통 물량이 적어 쉽게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종목들이 선별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주가를 올리는 소위 '펌핑하는날'을 정하고 0.5~1%씩 매우 점진적으로 가격을 밀어올렸다. 주가 조작을 실행한 기간만 약 3년이다. 수익률이 30%가 넘으면 정산해주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줬다. 주가 조작 세력은 스스로를 세력이 아닌 '가치 투자자'라고 불렀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회사를 알게된 거의 모든 사람은 높은 수익률을 보장해준다는 약속에 너도나도 투자에 뛰어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수익 보장에 투자자 중엔 청소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개인 투자자들도 석연치 않은 투자 절차와 방식에 대해선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신분증, 메일주소, 은행계좌, 집주소 등 개인 정보를 통째 알려줘야 했기 때문이다. 정·재계 인사, 의사, 유명 연예인 등이 투자자로 대거 참여했다. 가수 겸 연기자 임창정 씨도 그 중 한명으로 전해졌다.
지난 26일 공개된 JTBC 인터뷰에 따르면 임창정은 주가조작 세력에 자신이 설립한 연예기획사 지분 일부를 50억원에 넘긴 대신, 이 가운데 30억원을 주가 조작 세력에 재투자했다. 임씨는 JTBC와 인터뷰에서 "8000억원 정도 현금이 왔다갔다 한 거고 이게 더 큰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가 조작의 대상이 된 일부 회사 중에서는 회사 대표가 직접 주가조작 세력과 관련된 경우도 있었다고 한 내부 관계자는 폭로했다. 해당 기업은 이런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내부 임원과 해묵은 갈등이 터지면서 외부로 드러났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해당 직원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물량을 회사 몰래 먼저 대량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동시 하한가 사태가 터진 직후에도 L회장 등은 밤샘회의까지 하며 대책 마련을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금액이 큰 일부 종목의 주가 추가 하락을 막을 방법을 고민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L회장은 JTBC와 인터뷰에서 "자신들은 주가조작세력이 아니라 저평가된 주식을 선정해 투자하는 주식 투자 모임"이라고 해명했다. 또 "(본인은) 추천만 하는 것이고 직원들이 대신 주식을 사고 파는 것에 대해선 본인은 몰랐다"라고 말했다고 JTBC는 전했다.
회사 사정에 정통한 한 제보자는 "회사 임직원 뿐 아니라 투자자들도 단톡방을 만들어 피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검찰은 관계자를 확보해 이미 조사중이다. 관계자 10명에 대해 출국 금지후 조사중 진행중이다. 이날 주가조작 회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제보 내용의 진위를 묻는 질문에 "조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사안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성상훈/선한결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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