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스타트업은 테슬라처럼 해야 살아남을 겁니다."
노정석 비팩토리 대표는 "인공지능(AI) 시대에는 버티컬(수직적) 통합을 이룬 회사들만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27일 말했다.
이날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제 2차 전문가 초청 기술세미나'에는 노 대표를 비롯해 윤건수 벤처캐피탈협회장, 임정욱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 이준성 산업은행 부행장 등이 참석했다. 벤처캐피털(VC) 임직원 40여 명 등도 함께했다. VC협회는 윤건수 회장이 부임한 이후 지난달부터 매달 산업계 전문가와 회원사 임직원을 초청해 산업 트렌드를 공유하는 기술 세미나를 열고 있다.
이날 연사로 나선 노 대표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바라본 AI'라는 주제로 무대에 올랐다. 노 대표는 벤처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국내 스타트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구글에 인수된 블로그 회사 태터앤컴퍼니를 비롯해 일곱 차례나 창업에 나서 '스타트업 마스터'로 평가받는다. 지금은 AI 기반 화장품 제조사 비팩토리를 이끌고 있다.
노 대표는 생성형 AI가 새로운 산업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특정 영역에서 모든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장악한 회사들이 살아남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지 않은 회사들은 대부분 대형 플랫폼 사업자에 흡수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테슬라라이제이션'을 강조했다. 그는 "테슬라는 거대 자동차 산업에 기술적 차별화 요소 하나를 넣어 강력한 서비스(전기차)를 만들어냈다"며 "여기에 운영체제(OS)나 자율주행 같은 세부 요소까지 '버티컬 통합'을 이뤄낸 점이 테슬라가 강력한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AI의 발전 방향은 '멀티모달'과 '에이전트'의 두 축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멀티모달은 글자뿐만 아니라 음성이나 이미지, 영상 등을 두루 학습하는 방식이다. 이미 AI가 웹상에 현존하는 텍스트 데이터를 모두 학습할 수 있을 정도로 모델이 커져 있어 앞으로는 보다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학습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란 설명이다. 또 AI에 프롬프트(명령어)를 통해 역할을 부여하고 AI들끼리 상호작용을 주고받으며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에이전트 모델이 각광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노 대표는 생성형 AI가 발전할수록 오히려 인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프롬프트를 넣고 AI를 작동시키는 건 인간의 역량에 달려 있다"며 "어떻게 AI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사람들 간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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