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강의는 없었다"…국세청에 뜬 '극한직업' 패러디 [관가 포커스]

입력 2023-04-27 10:34   수정 2023-04-27 10:57


정장을 입은 나이 지긋한 중년의 남성 직원 4명이 팔짱을 낀 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포스터 한가운데에는 ‘조사의 신(神)’이라는 문구가 크게 새겨져 있다. 상단엔 ‘지금까지 이런 강의는 없었다’는 문구가 눈에 띈다. 하단엔 ‘2023년 5월 12일(금)’이라는 날짜와 함께 ‘그들의 조사 노하우를 놓치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보인다.

지난달 말부터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있는 서울지방국세청 청사 곳곳에 붙여진 포스터다. 천만 관객을 불러 모은 영화 ‘극한직업’을 연상케 하는 이 포스터의 정체는 뭘까. 서울청 조사1국 주도로 마련된 ‘조사의 신(神)’ 프로젝트다. 프로젝트의 정체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강의는 △이전가격 △심리분석 △법인조사 △포렌식 조사 4개 분야로 구성됐다.

‘조사의 신’으로 포스터에 등장하는 4명의 주인공은 계구봉 국제거래조사국 국제조사1과 2팀장(이전가격), 김봉규 조사1국 조사1과 4팀장(심리분석), 구성진 조사4국 조사2과 2팀장(법인조사), 김태형 서울청 과학조사담당관실 2팀장(포렌식 조사)이다.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다.


지난달 말 서울청에 처음 붙여진 포스터엔 이들의 얼굴과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5월 12일이라는 날짜만 공개됐을 뿐 4명의 인물은 베일에 가려졌다. 실루엣으로만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이후 열흘가량이 지난 이달 중순에서야 조사1국은 주인공 4명의 얼굴과 이름을 전격 공개했다. 이 때문에 직원들은 누가 ‘조사의 신’으로 선정될지 무척 궁금해했다는 후문이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은 전국 지방청 중에서 조사 분야 최고 에이스들이 모인 집단으로 꼽힌다. 이 중에서도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조사의 신’으로 선정된 건 영예로운 일이라는 것이 국세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세청 직원들의 호응도 높다. 지금까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이번처럼 신선한 홍보는 처음이라는 것이 직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다른 지방청에서도 서울청의 이 같은 교육 홍보 시도를 벤치마킹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청에 따르면 5월 12일 오전부터 진행되는 교육에는 조사 분야에 관심이 있는 서울국세청이나 관할 세무서 직원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직원들의 교육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아이디어”라며 “앞으로도 직원 전문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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