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의 새주인이 됐다. 한화가 2008년 대우조선 인수를 처음 시도한 지 15년 만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등 5개 사업자가 대우조선의 주식 49.3%를 취득하는 기업결합 건에 대해 조건부 승인했다. 한화는 조건부 승인에 따른 경영상 제약에도 경영 실적이 악화한 대우조선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와 기간산업 육성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당국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
앞서 공정위는 전날 전원회의에서 두 회사의 기업결합 안건을 심의했다. 그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한화는 공정위가 제시한 3가지 시정조치를 준수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론 △함정 탑재 장비의 견적 가격을 부당하게 차별적으로 제공하는 행위 금지 △대우조선의 경쟁 사업자가 방위사업청을 통해 한화 측에 함정 탑재 장비의 기술 정보를 요청했을 때 부당하게 거절하는 행위 금지 △경쟁 사업자로부터 취득한 영업 비밀을 계열회사에게 제공하는 행위 금지 등이다. 한화는 앞으로 3년간 이들 시정조치를 준수해야 한다.
한화는 다음 달 중 대우조선 유상증자 참여, 주주총회를 통한 이사 선임 절차 등을 거쳐 신속히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로써 대우조선은 2001년 8월 워크아웃(채무조정) 졸업 이후 약 22년 만에 경영정상화을 향한 첫 발을 내딛게 됐다.
새 사명으론 '한화오션'과 '한화조선해양' 등이 거론됐다. '한화오션'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 대표이사로는 김승연 회장의 측근인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총괄사장 등이 언급됐다.
한화는 그룹의 핵심역량과 대우조선이 보유한 글로벌 수준의 설계·생산 능력을 결합해 대우조선의 조기 경영정상화는 물론 지속가능한 해양 에너지 생태계를 개척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또 단순한 이익 창출을 넘어 일자리 창출, K-방산 수출 확대 등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일조할 계획이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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