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은 이달 26~27일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를 열고 오는 7월부터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할 사업자를 결정했다. 심사 결과 향수·화장품·주류·담배를 판매할 수 있는 DF1과 DF2 사업자로는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각각 선정됐다.
패션·액세서리·부티크 판매 구역에서도 신라면세점(DF3)과 신세계면세점(DF4)이 사업권을 획득했다. 부티크만 취급하는 DF5 구역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맡는다.
롯데면세점은 해외 및 국내 시내면세점 사업 총력전에 나서 1위를 수성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미국 일본 베트남 등 6개국에서 13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연내에는 호주 멜버른공항점과 베트남 하노이시내점이 추가로 선보인다.
국내에서 꾸준히 시내면세점 매출 비중을 높여온 것도 롯데엔 다행스러운 일이다. 롯데면세점 매출 가운데 시내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79.0%에서 2019년에는 93.7%로 불어났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에 입점했더라면) 공항공사에 냈어야 할 임차료를 시내면세점 마케팅 비용으로 돌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도 노릴 수 있게 됐다. 롯데·신라면세점의 경우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첵랍콕 공항 등 해외 공항 면세점 입찰 참여 시 인천공항면세점 운영 노하우를 내세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신세계면세점은 아직 해외에 점포가 없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부티크만 취급하는 DF5에 어떤 브랜드를 들일지도 관전 포인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8년 면세업에 뛰어들었지만 2020년 코로나19 창궐로 하늘길이 막혀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지난달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면세점에 루이비통 매장을 유치하기 위해 애쓴 것으로 안다”며 “이번에 입점하는 브랜드를 통해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의지와 역량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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