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 때 열심히 벌고 일찍 은퇴하고자 하는 '파이어(Fire)족'들의 환경에 팬데믹 이후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팬데믹 이후 주식시장, 부동산 등이 모두 하락기를 맞아 주변 환경들이 급변하고 있어서다.
2021년부터 시작된 전세계의 금리상승, 물가상승 등으로 시작된 경기 침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 국제기구들이 전세계 물가 전망치를 높이고 각 국가의 성장률은 낮추고 있다.
장정민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원은 경제변화와 경기침체 속에서도 파이어족들이 잊지 말아야 하는 자산관리 원칙 중 하나로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강조했다.
그는 "목표를 설정하고 집중하는 자세는 자산관리의 출발점"이라며 "경제 환경이 변하더라도 달성 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을 활용해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 1998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올해로 25년째 증권사에서 근무 중이다. 공대 출신인 그는 20년간 IT부서에서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발 업무를 하다 3년 전부터 100세시대 연구소에서 노후자산 관리에 대한 리포트와 콘텐츠 제작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최근 발표한 파이어족의 자산관리원칙 보고서에서 고물가·고금리 등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지만 자산관리의 기본 구조와 원칙을 지킨다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파이어족들이 잊지 말아야 할 자산관리 원칙으로 앞서 언급한 꺾이지 않는 마음과 함께 △자기계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득 올리기 △실질소비 줄이기 △추가 수익률 높이기 등을 제시했다.
N잡을 통한 소득을 올리는 방법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꾸준한 자기계발을 통해 본인의 몸값을 올려 이직하는 등의 실질적인 소득을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소비와 실질적인 소득증대 방법으로 근검절약을 생활화한다면 자산관리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장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종잣돈을 이용한 자산의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높여야 한다"며 "같은 금액을 저축하더라도 운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수익률이 달라지고 목표자산을 마련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 연구원은 시간이라는 자산이 풍부한 젊은층은 시간의 복리효과를 잘 이용해 은퇴를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사회 초년생들이 처음부터 높은 수익률을 얻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이들의 가장 큰 자산은 긴 투자 기간"이라며 "여러 투자에 대해 경험을 쌓고 수익률을 높이면서 시간의 복리 효과를 충분히 누린다면 자산곤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 파이어족을 위한 추가 자산관리 팁으로 '욜라(YOLA)'를 제시했다. 욜라는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에서 만든 신조어로 앞서 언급한 4가지 투자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전술적 조언이라는 게 장 연구원의 설명이다.
욜라는 △젊어서부터 가능한 일찍 연금에 가입하라(Young needs pension) △재무적 상황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자산관리하라(Ongoing wealth management) △금융투자상품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장기투자하라(Long-term investment) △부동산에만 치우치지 말고 균형 잡힌 자산배분하라(Asset allocation)는 의미다.
장 연구원은 "욜라는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장기투자하면서 가져야 할 투자자의 자세"라며 "자산을 잘 투자하고 관리하면서 은퇴 생활비를 충분히 마련한다면 은퇴 시기를 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 은퇴 준비가 늦었다고 생각하는 40~50대에게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3개의 연금제도를 잘 이용해서 자산관리를 꾸준히 해나간다면 20~30대에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고 해도 충분히 노후 생활을 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적절한 자산관리법은 주변에 있기 때문에 너무 어렵다고 미뤄두지 말고 평소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라는 게 장 연구원의 조언이다.
그는 "하루라도 빨리 충분한 수입을 얻어 조기 은퇴하고 싶은 마음은 전 세대가 같을 것"이라며 "일찍 시작하면 할수록 좋겠지만 혹여 늦었더라도 그 사이 습득한 지식이나 경험이 밑거름이 돼 더 좋은 자산관리 성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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