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때 이른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이날 오후 3시 직후 스페인 남부 코르도바 공항 부근 기온이 섭씨 38.8도를 기록, 4월 기준 사상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기상청(AENET)은 아프리카에서 뜨거운 공기가 유입되면서 최근 며칠 동안 스페인의 4월 예상 기온보다 무려 10~15도나 높은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이는 정상이 아니다. 올해 기온은 완전히 통제 불능 상태"라면서 "지난 24일부터 지속된 여름 수준의 더위는 27~28일 절정에 이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살인적인 폭염이 계속되면서 사람은 물론 동물까지 맥을 못 추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전날 남부 도시 세비야에서 폭염 속 마차를 끌던 말 두 마리가 탈수 증세를 보이다 차례로 쓰러졌고 이 가운데 한 마리는 치료받다가 결국 죽었다고 보도했다.
경찰 당국은 말들이 탈수 증세를 보였음에도 계속 마차를 몰게 한 주인을 동물 학대 혐의로 조사 중이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스페인 당국은 학교 수업 시간 조정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수도 마드리드는 승객들이 플랫폼에서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지하철 운행을 늘렸고, 공공 수영장은 예년보다 한 달 일찍 개장할 전망이다.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가뭄에 폭염까지 겹치면서 산불 발생 확률이 높다는 기상 전문가들의 경고에 스페인 기상청은 산불 발생 경보를 내리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역대급 무더위의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산하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의 사만다 버제스 박사는 "유럽이 전 세계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온난화되고 있다"며 "온난화 진행 속도가 빠를수록 폭염을 포함해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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