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 등의 전세사기가 논란이 된 뒤 월세 계약을 선호하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월세 관련 사기도 불거지고 있어 주의를 당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빌라 및 오피스텔 등에서 전세로 거주하고 있는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 사이에서는 전세를 월세로 돌리거나 이사를 준비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살펴본 결과, 올 1분기 서울 빌라(다세대·연립) 전·월세 거래량은 2만7617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전세 거래량은 1만4903건으로 전체 거래의 54.0%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준월세와 준전세 비중은 상승세를 보였다. 1분기 서울 빌라 준월세, 준전세 거래량은 각각 8417건, 3223건으로 비중이 30.5%, 11.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세사기뿐 아니라 월세사기도 증가하고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집주인이 아니라 제3자가 허위로 월세 계약을 체결한 뒤 보증금 등을 빼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기 수원에 사는 이모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이미 경매로 넘어간 집에 월세 계약을 맺었다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월세 사기의 경우 서류만 간단히 확인해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아직까지는 서류를 위조하거나 부동산중개인과 짜고 세입자를 속이는 사례가 많다”며 “등기부등본상에 나온 임차인 등을 꼼꼼히 확인만 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부 차원에서 전세사기뿐 아니라 월세사기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 소장은 “보통 사회 초년병들이 많이 월세사기를 당하고 있는데 부동산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이라며 “20~30대에게 기본적인 부동산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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