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 정자 기증으로 전 세계에 550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진 40대 네덜란드 남성에게 '정자 기증 금지령'이 내려졌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영국 BBC, 가디언 등은 네덜란드 국적의 조너선 제이컵 메이어르(41)가 이날부터 정자를 기증할 경우 10만유로(약 1억5000만원) 이상의 벌금을 물게 된다고 보도했다.
메이어르는 2007년부터 네덜란드를 비롯해 덴마크, 우크라이나 등 다수의 유럽 국가 불임 클리닉과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정자를 기증해 왔다.
조너선은 네덜란드에서 100명 이상의 생물학적 자녀를 탄생시킨 것이 드러나 2018년 네덜란드 불임 클리닉에 정자를 기부하는 것이 금지됐다.
네덜란드는 이복형제나 자매들이 본인들도 모르게 함께 아이를 갖게 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정자 기증에 횟수 제한을 두고 있다. 남성 한 명이 정자를 기증할 수 있는 여성의 수는 12명으로 제한하고, 남성 한 명이 정자 기증으로 아이 25명 이상을 낳는 것도 금지한다.
하지만 조너선은 정자 기증을 멈추지 않았다. 해외와 온라인으로 눈을 돌려 그가 정자 기증을 시작한 2007년부터 현재까지 최대 550명의 아이가 태어나는 것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아이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도너카인드 재단'은 지난달 '정자 기증 중단'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시 법원은 조너선이 정자를 기증한 모든 병원에 보관 중인 그의 정자를 파괴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또 조너선의 추가 정자 기증을 금지하는 동시에 정자 기증을 목적으로 한 연락, 홍보, 단체 가입도 금지했다.
재판부는 조너선이 과거 정자 기증 이력을 예비 부모들에게 알릴 때 의도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들 부모는 자기 자녀가 수백 명의 배다른 이복형제로 이뤄진 거대한 친족네트워크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마주했다. 이것은 그들이 원한 바가 아니다"라면서 "자녀들에게 부정적인 심리 사회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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