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곳에도 스타벅스가 생겼네요."
"여기서 만든 초콜릿 크림 콜드브루를 정말 좋아합니다."
2022년 12월 22일. 미국 텍사스주 시골 마을인 테일러시가 들썩였다. 스타벅스가 이 동네에 처음 문을 열어서다. 지역 매체인 <테일러 익스프레스>가 당시 1·3면을 할애해 개점 기사를 쓸 만큼 화제였다. 이곳의 스타벅스 리뷰 글도 끝없이 이어진다.
테일러시에 스타벅스가 문을 연 것은 삼성전자와 관계가 깊다. 삼성전자 공장이 근처에 들어서면서 지역 구매력이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스타벅스도 이 점을 노려 개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투자 낙수효과'의 사례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올해 50조원대 투자를 이어가면서 상당한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가 테일러시에 구축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은 2024년 11월 완공될 예정이다. 이곳에 파운드리 공장 2개를 구축해 3·4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반도체 양산에 착수한다.
삼성전자는 공장 구축에 170억달러(약 22조16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원자잿값이 고공행진하면서 투자비가 이보다 80억달러(약 10조6400억원) 늘어난 250억달러(약 33조2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전자의 투자로 한산했던 테일러시에서만 2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날 전망이다. 스타벅스가 생겨난 것을 비롯해 이 지역 상권도 꿈틀거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설비투자를 지난해 수준(53조1153억원)만큼 이어갈 계획이다. 투자비는 테일러 공장과 함께 평택 3·4공장(P3·P4) 구축에 집중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고용·부가가치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평택 P3·P4 건설 과정에 반도체 공정 기밀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등 계열사에 공장 건설을 맡겼다. 이들 업체는 다시 하청업체 등에 일감을 제공했다. 평택 P3·P4 공장 현장은 아침마다 이들이 고용한 용접공·파워공 등으로 북적인다. 과거 울산·통영·군산 조선소에서 근무한 근로자들 상당수가 이곳으로 모여들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올해 투자로 수십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날 전망이다. 2019년 한국은행 산업연관표에 따르면 투자 취업유발계수는 9.9명이다. 투자 취업유발계수는 1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할 경우 직·간접적으로 창출된 취업자 수를 의미한다. 삼성전자가 50조원가량을 국내에 모두 투자한다고 가정하면 단순 계산으로 49만5000개의 일자리가 생겨난다는 의미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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