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서 유치원생들까지도 전쟁을 정당화하는 군사 퍼레이드에 동원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언론 메두자는 러시아의 크라스노라드주 예이스크에서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들이 군대처럼 꾸미고 행진하는 행사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메두자가 인용한 독립언론 7x7에 따르면 해당 퍼레이드는 지역 경기장에서 열렸으며 부모들은 관중석에서 이를 지켜봤다. 퍼레이드에 참여한 각 유치원은 퍼레이드에서 나타낼 부대를 선택했다고 한다.
로만 부블리크 예이스크 시장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우리는 위대한 승리자들의 자손"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이 제식을 배우고 부모들이 아이 유니폼을 제작하는 등 열병식을 준비하는 데 한 달이 걸렸다고 한다. 그는 "올해 처음 열린 이 영광스러운 전통이 예이스크에서 시작돼 기쁘고 자랑스럽다"며 "이 퍼레이드를 매년 개최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서는 전체주의, 군국주의 성향이 심화하고 있다. 러시아군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이들을 처벌하는 법이 제정되는 등 검열이 강화됐다.
어린이, 청소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교과서 검열과 함께 애국 수업도 강요되고 있다. 러시아의 어린이집에서 퇴역 군인이 원생들에게 군사 교육을 하는 장면이 찍힌 사진이 나돌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수업 중에 우크라이나전을 비판한 학생이 교사의 신고로 수사를 받고 부친에게 징역형이 선고되는 사례도 전해졌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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