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의 퍼스트리퍼블릭 인수 둘러싼 "혈세 낭비" 논란

입력 2023-05-01 23:56   수정 2023-05-02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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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가 이번 은행 위기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구제금융(bailout)'이란 단어를 둘러싼 논쟁이 불붙고 있다고 1일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부도덕한 용어로 변질된 구제금융이란 용어 사용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망해가는 회사의 경영진이 고액의 보수를 받는 와중에 정부가 세금으로 은행, 보험사, 자동차 회사 등을 살렸다는 비판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회사와 주주들을 보호하지 않은 이번 은행 위기 대응에 구제금융이란 단어를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한다.
미국 은행 구제금융 논란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인수 등 이번 은행 위기 후 미국 정부 조치의 성격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 정부가 은행을 지원한 몇 가지 방법으로 중 일부는 직접적인 방식으로 평가된다. 독립 기관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실리콘밸이은행(SVB)과 시그니처 은행의 모든 예금을 보장했다. 미 중앙은행(Fed)는 예금 인출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광범위한 긴급 대출 프로그램을 개시했다. FDIC는 JP모간 체이스와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인수를 놓고 조율하면서 JP모간과 퍼스트리퍼블릭의 손실 분담에 합의하고 500억 달러의 자금을 제공했다.

그럼에도 백악관은 직접적으로 세금이 사용되지 않는한 구제금융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납세자가 손실을 부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주주가 손실을 입었고 은행은 문을 닫았다는 점도 다르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같은 평가에 대한 반론도 나온다. 윌리엄 아이작 전 FDIC 의장은 "예금자 보호 조치를 비판할 수는 없지만 덜 극적이고 구제 금융이 덜한 조치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손실 은행 고객들이 부담하나
퍼스트리퍼블릭 정상화에 들어갈 자금의 규모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지난 3월 스위스 정부는 크레디트스위스 그룹에 2090억 스위스프랑(약 2300억달러)을 지원하기로하고, 은행을 UBS 그룹에 헐값에 긴급 매각했다. 이는 스위스 국민 1인당 약 1만2500스위스프랑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다만 15년전의 선례를 감안해보면 지원의 규모와 공적 자금 회수 문제는 시간이 지나야 결론이 날 전망이다.

그러나 당장 미국에선 SVB와 시그니처은행 파산 후 보험금이 지급되면서 FDIC 기금이 법적 한도 아래로 떨어졌다. FDIC 보험 기금은 은행이 보충해야 하며, 비용의 일부는 대다수 은행 고객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FDIC 안팎에선 당초 25만달러까지만 보장하게 돼있는 은행예금을 무제한 보장한 것을 두고 "도덕적 해이에 해당하며 위험한 선례를 남긴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은행권의 동요를 막기위해 Fed 시중은행에 유동성을 지원한 부분도 논란이다. Fed가 지난 1년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 데도 반하는 조치라는 지적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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