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의 주얼리사업부 계열사인 이월드가 다이아몬드 전문 브랜드를 선보이며 주얼리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선다. 고물가와 경기둔화가 겹치는 상황에서 '이랜드식 가격 전략'을 내세워 소비자 수요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해당 브랜드는 이랜드가 선보이는 주얼리 라인 가운데 최고가 라인으로,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들의 다이아몬드 예물 수요도 노릴 수 있을 것이란 것이 업체 측의 판단이다.
2일 패션·주얼리업계에 따르면 이랜드 이달 중 '더그레이스런던'이라는 신규 주얼리 브랜드를 론칭할 예정이다. 현재 이랜드가 운영 중인 주얼리 브랜드는 로이드(LLOYD), 오에스티(OST), 클루(CLUE) 등 총 세 가지다. 로이드는 14k 골드주얼리, 오에스티는 실버주얼리, 클루는 캐주얼주얼리를 판매한다. 더그레이스런던은 다이아몬드와 18k 골드를 주력 제품으로 판매한다. 핵심 상품군의 가격은 100만~300만원 수준으로 로이드(30만~100만원)에 비해 3배가량 비싸다.
이랜드가 주얼리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이유는 국내 주얼리시장의 성장세 때문이다. 월곡주얼리산업진흥재단에 따르면 국내 주얼리시장 규모는 2020년 5조4117억원에서 2021년 5조5727억원, 2022년 6조3421억원으로 꾸준히 커졌다.
이랜드는 다이아몬드 브랜드에도 '2분의 1 가격으로 2배 가치를 제공하자'는 자사의 사업철학을 반영해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랜드가 다이아몬드 가격을 낮추기 위해 선택한 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다. 연구실에서 고온·고압 방식으로 생산한 인공 다이아몬드인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천연다이아몬드와 물리·화학·광학적으로 동일한 성분이지만 가격은 30~40% 수준에 불과하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가 최근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소비성향과도 부합하다고 판단했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토양 오염, 탄소 배출을 일으키는 채굴과정이 없어 친환경 제품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윤리적인 노동 착취 문제로부터 자유롭다는 점도 고려했다.
백화점업계에선 이랜드의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브랜드 출시가 국내에서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은 이미 점포에 입점해 있던 다른 브랜드들의 매출도 고려해야한다"며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매장 입점으로 기존 천연 다이아몬드 브랜드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하는 만큼 쉽사리 입점 계약을 맺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더그레이스런던은 이달 중 롯데백화점 노원점에 매장을 내는데 이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브랜드가 국내 백화점에 정식 매장을 내는 첫 사례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3~4월 알로드와 어니스트서울이라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매장을 모두 팝업매장 형식으로만 운영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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