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락 연루' 하림지주 매수 추천한 리포트 나왔다…왜?

입력 2023-05-02 16:22   수정 2023-05-02 16:31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 발 주가 폭락 사태에 연루된 하림지주에 대해 매수를 추천하는 증권사 리포트가 나왔다. 과도한 변동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건 맞지만, 이번 사건으로 기업 가치가 훼손된 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IBK투자증권은 2일 '과속이 문제지 본질은 아니다'라는 제목의 하림지주 분석 리포트를 냈다. 이 리포트를 낸 김장원 연구원은 하림지주 목표주가를 1만4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올리고, 매수 추천 의견을 유지했다.

김 연구원은 "자회사 하림산업이 서울시에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계획신청서'를 제출하고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인허가 갈등으로 오랫동안 지연됐던 양재 나들목(IC) 일대 개발이 가시화될 전망"이라고 매수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이 물류단지는 ‘파이시티 부지’로 불리는 서초구 양재동 한국화물터미널 9만6017㎡ 규모 땅이다. 고속도로와 대도시의 접근성이 높으며, 하림지주의 자회사 하림산업이 용적률 800%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부지는 정권 비리 연루, 인허가 지연 등 굵직한 사건들을 거치면서 주인이 수차례 바뀌었고 그로 인해 개발이 20년 가까이 지연됐다.

김 연구원은 "서울시가 최근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양재 IC 주변 약 300만㎡ 개발에 대한 '양재 택지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을 가결해 이 부지 개발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양재동 부지 개발은 물류에 기반한 식품사업의 성장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했다.

국내 증권사에서 최근 하림지주에 대한 분석 리포트를 내고 있는 애널리스트는 김 연구원이 유일하다. 하림지주의 최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김 연구원 말대로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날 종가 기준 하림지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 PER)은 3.9배로, 코스닥 금융업종의 2022년 평균(100.9배) 대비 매우 저평가돼 있다.

김 연구원의 하림지주 실적 추정도 최근 오차가 크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하림지주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실제보다 각각 3.2%, 9.8% 높게 추정했다.

최근 하림지주는 주가 흐름도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종목 주가는 지난 2월 초부터 눈에 띄게 상승했고 4월 20일부터 급락했는데, 지난달 말께 급등 이전 수준으로 내려온 뒤 횡보하고 있다. 이날 주가는 3.09% 떨어진 9080원에 마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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