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운영되는 위스키 증류소는 60여 곳이다. 이 중 절반 정도가 마쓰이주조 같이 비교적 최근 생겨난 신생 증류소다. 마쓰이주조는 위스키만 놓고 보면 역사가 오래되지 않아 ‘영(young) 위스키’로 분류된다.
하지만 1910년 설립돼 100년을 훌쩍 넘은 일본술 쇼츄(酎) 양조장에 뿌리를 두고 있다. 마쓰이주조가 위스키 생산을 시작한 건 시장이 폭발할 것이란 전망을 근거로 했다.
위스키와 제조 방식이 크게 다르지 않은 쇼츄를 만들던 노하우가 뒷받침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마쓰이주조 관계자는 “위스키와 쇼츄는 사용하는 곡물이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증류주이기 때문에 발효 과정이 비슷하다”며 “100년 이상 축적한 양조 노하우가 있어 위스키 생산에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보다 세금이 적다는 점도 일본에서 신생 위스키가 속속 생겨날 수 있었던 이유다. 한국은 값이 비쌀수록 세율이 오르는 종가세를 위스키에 적용해 72%의 주세를 붙인다.
여기에 교육세(30%) 부가세(10%) 등이 줄줄이 더해져 위스키 생산에 쉽사리 도전하지 못한다. 반면 일본은 가격과 무관하게 용량·도수가 같으면 같은 세율을 부과하는 종량세 기반이라 세 부담이 덜하다.
이들은 특히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마쓰이주조는 중국 미국 등에 활발히 수출 중이다. 마쓰이주조 관계자는 “코로나19 후 한국 시장이 급격히 커졌고 앞으로 더 성장할 것으로 본다”며 “아직 ‘히비키’ ‘야마자키’ 등 산토리 위스키 외에는 한국에 진출한 일본 위스키가 많지 않아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른 히비키, 야마자키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마실 수 있는 위스키를 내세우겠다는 게 마쓰이주조의 전략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물참나무(미즈나라) 캐스크와 일본의 특성을 살린 벚꽃나무(사쿠라) 캐스크에서 숙성한 위스키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한국 소비자를 끌어모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구라요시=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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