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성과도 적지 않다. 윤 대통령의 방미 첫 경제적 결실은 넷플릭스의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 투자 유치를 끌어낸 것이다. 투자금은 한국 드라마, 영화 등 K콘텐츠 창작 지원에 쓰인다. 미국영화협회(MPA) 회장단과 파라마운트,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 NBC유니버설, 소니픽처스, 월트디즈니, 넷플릭스 등 6대 영화사 관계자가 참석한 ‘글로벌 영상 콘텐츠 리더스 포럼’도 열었다. 글로벌 영상 콘텐츠 시장의 강자들이 외국 정상 앞에 한꺼번에 모인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K콘텐츠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준다.
의료 디지털 제약 등 바이오 분야에서도 23건의 투자 및 업무 협약(MOU)을 잇달아 맺었다. 보스턴에서는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하고 협업을 통해 한국에도 보스턴과 같은 혁신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데이비드 브라운 하버드 의대 매사추세츠병원(MGH)장, 글로벌 제약기업인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보스턴의 매사추세츠공대(MIT)를 방문해 반도체 연구의 대가로 꼽히는 아난타 찬드라카산 MIT 학장, 모더나 공동 창업자인 로버트 랭거 교수 등 디지털·바이오 석학과도 만났다. 정부는 MIT 석학들과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해 한·미 디지털·바이오 협력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 디지털 기술, 의료 데이터를 접목한 ‘디지털·바이오 이니셔티브’를 발표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영접을 받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센터 중 한 곳인 워싱턴DC 인근 고더드 우주비행센터를 방문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NASA는 ‘우주탐사와 우주과학에서의 협력에 대한 공동성명서’를 체결하고 달 탐사 프로그램, 위성항법시스템, 우주탐사 등의 분야에서 공동 과제를 발굴해 하나씩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 새로 설립하는 우주항공청(KASA)이 구체화 작업을 주도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미국 국빈 방문 기간에 바이오 분야 23건 등 총 50건의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에 대해서는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만 하는 등 한국 기업들의 우려를 덜어줄 뚜렷한 방안이 보이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미 동맹 업그레이드에 맞게 경제·기술 분야에서도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해법을 추진해야 경제·기술·정보 동맹으로 격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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