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잡률 150%를 기준으로 도시철도를 설계해온 해당 지자체들은 곤혹스러워하는 반응이다. 서울과의 연결을 추진 중인 송파~하남선(3호선 연장), 3기 신도시 등이 강화된 혼잡도 기준의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자체들은 서울과 연결되는 전철 사업을 추진하려면 광역철도 사전 수요와 함께 서울 진입 구간 혼잡률 영향까지 분석해야 한다. 가장 붐비는 출근 시간대에 일정 구간이 12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증차·증량, 새 차량기지 건설, 정거장 확장 계획 등을 마련해야 한다.
철도 개통 후 혼잡도가 120%를 넘는다면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해당 지자체가 비용을 분담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서울시는 이 같은 사항을 철도 기본계획에 반영하지 않을 경우 서울도시철도와의 연장 협의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지자체의 전철 건설과 연장 사업에서 혼잡률에 대한 고심 없이 추진되던 관행을 개선할 필요성이 크다”며 “출근 시간의 혼잡 대책만이라도 지자체들이 미리 계획해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당장 철도 건설에 투입할 비용부터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혼잡률을 낮추려면 증차가 불가피해 이에 따른 신도시 입주민의 광역교통 개선 비용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철도 사업 자체가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는 게 경기도의 설명이다. 도 관계자는 “3개 노선 모두 내년 상반기까지 기본계획 수립을 끝내겠다는 방침”이라며 “서울시와 최대한 원만하게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3·9호선은 서울 내부에서 이미 혼잡률 120%를 넘고 있는데 어떻게 기준을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김포골드라인 분산 대책으로 5호선 연장사업을 추진 중인 김포시와 5호선 연장 노선의 ‘검단 경유’를 요구하는 인천시도 서울시 혼잡률 기준 강화 조치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집값 폭등으로 경기와 인천 등지로 이주하는 현상이 가속화할수록 출근 시간 지하철 혼잡을 둘러싼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통계에 따르면 서울 인구는 2020년 4월 972만 명에서 지난 3월 942만 명으로 30만 명가량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인천 인구는 295만 명에서 297만 명으로 2만여 명 늘었고, 경기 인구는 1331만 명에서 1360만 명으로 약 29만 명 증가했다. 경기·인천 인구가 서울의 1.7배에 달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인구 변화까지 감안할 때 혼잡률 강화 조치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시 바깥과 공조 되는 대책 없인 아무리 서울에서 증차하더라도 혼잡률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대훈/이상은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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