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방일 때 기시다 총리의 서울 방문을 요청했고, 이번 기시다 총리의 방한을 통해 정상 간 셔틀외교가 본격 가동된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이 서로 오가는 셔틀외교는 2011년 이후 12년 만이다. 노다 요시히코 당시 총리가 2011년 10월 한국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같은 해 12월 일본을 방문했다.
외교가에서는 양국 셔틀외교의 복원을 계기로 한·일 관계가 가치 기반 연대로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기시다 총리는 이달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후 여름께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관련 일정이 크게 앞당겨졌다.
윤 대통령이 올 3월 셔틀외교 회복에 물꼬를 튼 상황에서 지난달 미국 국빈 방문을 통해 양국 관계가 더욱 강화되자, 일본도 한국과의 관계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일본 교도통신은 기시다 총리가 역사 인식을 둘러싼 역대 일본 내각의 자세를 계승한다는 견해를 밝힐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식민지 지배의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명기한 1998년 한·일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언급하면서 이런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분석이다. 교도통신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징용 배상 문제 해결책을 지원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해석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일 정상회담 핵심 현안에 대해 “안보와 경제협력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핵협의그룹(NCG)이 한·미·일 3자 단위의 확장억제 협의체로 확대될지도 관심이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너무 이른 얘기”라며 부인하고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한·일 관계의 물꼬가 트이고 한·미 관계가 다시 그 물꼬를 트고, 또 한·미 관계가 다시 한·일 관계에 영향을 주면서 한·미·일 관계가 선순환 구조로 돌아섰다”고 강조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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