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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공격적인 ‘박리다매’ 정책의 결과로 실적이 큰 폭으로 악화하고 주가가 폭락하자 전략을 급선회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미 CNBC방송 등에 따르면 모델3(세단)의 중국 내 판매 가격은 기존 22만9900위안에서 23만1900위안(약 4480만원)으로 2000위안(약 39만원) 인상됐다. 모델Y(SUV) 가격도 26만1900위안에서 26만3900위안(약 5098만원)으로 2000위안 올랐다.
미국에서도 같은 차종들의 가격이 250달러(약 34만원)씩 일괄적으로 상승했다. 모델3는 4만240달러(약 5400만원)에, 모델Y는 4만7240달러(약 6340만원)에 판매된다.
테슬라는 이밖에 일본, 캐나다 등에서도 모델3?모델Y 가격을 상향했다. 캐나다에선 300캐나다달러(약 30만원)씩, 일본에선 3만7000엔(약 37만원)씩 올랐다.
로이터통신은 “최다 판매 제품인 모델3와 모델Y 가격이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인상된 건 처음”이라면서도 “1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연초 대비 모델3 가격은 약 14%, 모델Y 가격은 약 24% 더 저렴하다.
테슬라는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목적으로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펼쳐 왔다. 올해 들어 미국에서만 6차례 가격을 낮춘 끝에 모델3와 모델Y 가격은 연초 대비 20% 떨어졌다. 한국을 포함해 일본, 유럽 등에서도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그 결과 1분기 실적이 급감했다. 매출은 232억29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4.4% 늘었지만, 같은 기간 순이익은 25억1300만달러로 24.3% 빠졌다. 매출총이익률(총마진율)은 시장 전망치(22.4%)에 못 미치는 19.3%를 기록했다. 테슬라의 매출총이익률이 20%를 밑돈 건 코로나19 여파로 시장이 침체했던 2020년 4분기(19.2%) 이후 처음이다.
실적 악화의 여파로 테슬라 주가는 빠르게 내리막길을 걸었다. 시가총액은 지난달 26일 5000억달러(약 671조원) 밑으로 쪼그라들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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