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 힐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밀컨 컨퍼런스의 ‘신용 시장 혼란 평가’ 세션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여전히 채권 시장에 기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 위기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등으로 하반기까지 혼란이 이어지겠지만, 과거 보다 높아진 수익률로 투자 가치가 있다는 시각이다.
지난해 채권 시장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금 이탈이 심했으나 올 들어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크리스찬 스트랙 핌코 채권 리서치 글로벌 대표는 “지난해 채권 시장에서 1500억달러의 자금이 이탈하는 등 전례없는 위기가 있었다”며 “올해 300억달러가 다시 유입되는 등 긍정적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발행 시장은 여전히 위축돼 수요-공급 불균형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참석자들은 올해 채권 시장에 투자 기회가 많다고 강조했다. 리처드 헌터 피치 최고 채권 책임자(CCO)는 “거시적으로 나쁜 환경으로 투자 등급 하향이 이어졌지만, 최근 강등된 곳 중 87%가 투자등급(IG)이었다”며 “투기 등급 외 채권을 발행하는 회사 중 견고한 재정 상태를 유지하는 곳은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권 발행 기업이 고금리를 견딜 수 있는지 △설비 투자(CAPEX)시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스트랙 대표도 “금융 이외 부문의 투자 등급 채권은 정상 적인 환경 보다 150bp(1.5%) 가량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며 “은행의 잇단 파산으로 대출 시장이 위축되면서 사모 채권 시장에서 가장 큰 기회가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업용 부동산 관련 모기지 채권에 대해서는 참석자 간 의견이 갈렸다. 존 바이버트 PGIM 채권 매니징 디렉터(전무)는 “상업용 부동산 중 클래스 B 자산들이 상당히 부실화된 반면, 클래스 A 자산들은 비교적 안전하다”며 “퀄리티 있는 상업용 부동산 관련 채권은 장기적으로 매우 큰 가치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부채넌 차석 CIO는 “아직 상업용 부동산을 볼 때는 아닌 것 같다”며 지역 은행과 상업은행들이 많은 부동산 대출에 노출되어 있는데 불확실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다만 남은 악재들을 고려해 진입 시점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게 참석자들의 조언이다. 퓨리나리 퓨리 HPS 인베스트먼트 거브닝 파트너는 “현 시점 주목해야 할 세 가지는 금리 인상, 중국 경제, 소비자 인플레이션”이라며 “더 높은 금리 환경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는 시장 환경과 직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정소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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