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상수지 전망치를 160억달러 흑자로 제시했다. 지난 2월 275억달러 흑자에서 하향 조정했다. 올 상반기 세계경제가 더딘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수입 수요는 상대적으로 탄탄하다는 이유에서다.
KDI는 2일 '최근 경상수지 변동요인과 시사점'을 주제로 한 현안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KDI는 올해 경상수지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0%인 160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경상수지 흑자 규모인 298억달러(GDP 대비 1.8%)에 비해 46%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이는 세계교역조건(수입가격 대비 수출가격)이 작년 보다 1.1% 하락하고 세계교역량과 실질실효환율은 각각 1.4%, 1.1% 오를 것이란 가정에 근거한 계산이다. 수입 수요의 기반이 되는 내수는 작년 보다 2.1%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다.
구체적으로는 올 상반기 세계경제 부진이 지속되고 내수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경상수지는 100억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에는 세계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하고 내수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경상수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했다. 하반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60억달러에 달할 것이란 예상이다.
앞서 KDI는 지난 2월 경제전망을 통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160억달러에서 275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후 3개월이 지난 이날 다시 경상수지 흑자를 160억달러로 낮춰 잡은 것이다. 김준형 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세계경제 부진이 상반기에 이어지고 하반기에 회복되더라도 예상보다 더뎌질 수 있다"면서 "지출로 해석될 수 있는 내수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인 것도 이번 전망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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