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30억 원의 홍보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진 부산의 새 도시상징(CI) 디자인이 외국의 코인업체 로고를 무단 도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시민단체들이 제기했다.
부산참여연대·YMCA·YWCA·부산인문연대 등 10여개 지역 시민단체는 2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 부산시의회 1층 후문 앞에서 진행한 '시 상징물 변경 반대 및 시의회 규탄 기자회견'에서 "부산시의 새 도시상징물이 외국의 코인(가상화폐) 회사의 로고를 표절했다"며 "표절한 부산시 상징물을 당장 폐기하라"고 주장했다.
부산시는 지난 3월 10일 부산의 영문 이니셜 B와 S를 모티브로 색깔과 각도를 활용해 3차원 이미지로 만들어진 CI를 공개했다. 부산시의 이전 CI는 산·바다·갈매기·오륙도 등의 모습을 형상화한 모습으로 1995년 제정됐다.
시민단체들은 부산시의 새 상징물 디자인이 디지털 암호화폐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네덜란드의 업체의 코인 로고 디자인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파란색과 보라색, 자주색 등의 색감 사용, 알파벳 'B'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방식 등이 흡사하다는 것.
이들은 "시각 디자인 전문가가 아닌 '제품 디자인'에 특화된 업체가 주도하다 상징물을 표절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사용금지 가처분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산시에 "시의 정체성이 담긴 상징물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더불어 도시 심벌마크 사전적정성 조사 표본이 1000명으로 330만 지역 시민을 대표하기 어렵고, 관련 조례 개정 없이 도시브랜드 선포식을 통해 심벌마크를 확정하는 등 절차상의 문제도 있다는 입장이다. 그뿐만 아니라 'BS'가 영어권에서 욕설의 약자로 쓰이는 점도 지적받고 있다.
부산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 자문을 근거로 "새 상징물 저작권에 문제가 없다"며 표절이나 도용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B'를 표현한 디자인이 비슷할 수는 있지만 색상이나 기법 모두가 다르기에 표절이 아니라는 것.
이와 함께 새로운 도시 심벌마크를 널리 알리기 위해 홍보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앞으로 5년간 130억원을 들여 새 상징물 홍보를 진행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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