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2시 인천 동춘동 이마트 연수점 수산코너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참치 해체쇼가 시작돼서다. 매장 입구 쪽 벽면의 스마트팜에서는 로메인·버터헤드 등이 자라고 있다. 갓 해체된 참치 뱃살, 갓 수확한 로메인이 그 자리에서 판매된다.
연수점의 매장 구조는 기존 매장과는 확 달랐다. 매장 입구를 들어서면 우측에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주류 코너가 바로 보인다. 내부로 좀 더 들어서면 육류 코너가 길게 늘어서 있다. 이곳엔 숙성 전용 쇼케이스에서 등심과 토마호크 등이 직접 숙성되고 있고, 그 옆엔 로봇 팔이 직접 치킨을 튀기고 있었다.
식료품 매출은 △델리 48% △수산 23% △채소 20% △가공식품 13%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크게 늘었다. 온라인에서는 살 수 없는 주류를 사기 위해 오는 방문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주류 코너는 두 배 이상 늘렸다. 2개 뿐이던 매대를 5개로 늘린 위스키 매출은 120% 늘었고 진열 병수를 1200병으로 두 배 늘린 와인 판매량은 50% 늘어났다.
미래형 점포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추진하는 핵심 사업이기도 하다. 이날 이마트 연수점을 찾아 매장을 둘러본 정 부회장은 “오프라인의 미래는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중과 연구를 통한 공간 혁신에 있다”며 “고객 경험의 폭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변화와 혁신으로 고객이 이마트를 찾는 이유를 끊임없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리뉴얼은 큰 실험”이라며 “매출이 많이 줄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리뉴얼 개장 후 추이를 보니 줄지 않았고 우리 예상이 적중했다”고 덧붙였다.
이마트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체험형 요소들을 매장에 접목했다. 기존엔 주로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이 도입하던 방식이다. 이마트는 연수점의 전체면적 1만8512㎡ 중 약 70%를 차지하던 매장 면적을 절반 이상 축소했다. 대신 매장 입구와 2층을 전국 각지의 맛집과 패션 브랜드 등 총 82개의 독립 임대매장이 있는 ‘더 타운몰’로 꾸몄다. 1층엔 프로야구 SSG랜더스 선수들의 락커룸을 재현한 ‘랜더스 광장’, 2층엔 국내 최초의 트램폴린 테마파크 ‘바운스 칠드런스파크’ 등도 만들었다. 기존에 30% 정도를 차지하던 임대매장 구성비는 70%로 늘어나며 직영 매장(이마트)과의 구성비가 완전히 역전됐다.
공급자 중심의 매장을 소비자 중심의 체험형 매장으로 바꾸자 매출도 올랐다. 이마트는 지난 2020년 9개점, 2021년 19개점, 지난해 8개점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했다. 리뉴얼이 시작된 후 이마트 점포 매출은 10개 분기 연속 늘었다. 지난해 4분기 매출 신장율은 7.8%에 달한다.
이마트에 따르면 오는 7월 이마트타운 킨텍스점도 대대적인 리뉴얼을 마치고 재개장한다. 연수점과 킨텍스점을 포함해 이마트가 올해 점포 리뉴얼에 투자한 금액은 850억원에 달한다. 정 부회장은 “연수점처럼 오프라인 매장 중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리뉴얼은 꼭 필요한 투자”라며 “‘제이릴라’ 등 그룹이 보유한 역량을 활용한 댜앙한 체험형 콘텐츠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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