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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채한도 상향을 두고 대립하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공화당이 이달 단기적인 협의를 이룰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채무불이행(디폴트) 데드라인이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촉박한 상황이어서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재무부 재정이 고갈될 다음달 1일 전까지 바이든 대통령과 미 상·하원 의원들이 만날 수 있는 날이 약 일주일”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미 상·하원 모두 만날 수 있는 날은 이달 9~12일, 그리고 15~17일로 총 7일이다. 서로 입장이 첨예한 양측이 이 기간 전격적인 합의를 이뤄내기 쉽지 않기 때문에 이 사이에 당장 급한 불은 끌 단기적인 협상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앞서 전날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미 의회에 서한을 보내 부채한도 상한을 올리지 않으면 미 정부가 다음달 1일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약 31조4000억달러인 미 정부의 부채 상한은 올 초부터 한계에 다다랐다.
미국 부채 한도 법안은 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통과시킬 수 있지만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부채한도 상향법안에 미 재정지출 사감을 포함할 것을 요구했다. 백악관이 이에 대해 “협상은 없다”는 완고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부채 한도 상향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미 경제 거물들도 이날 미국 부채 위기에 대해 잇따라 경고했다.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은행 위기보다 더 걱정되는 것이 부채 한도를 둘러싼 워싱턴의 교착 상태”라며 “의회의 조치가 없으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헤지펀드계의 전설적인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전날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마셜 경영대학원에서 미국의 무분별한 재정지출을 통제하는 것이 부채 상한보다 더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이후 블룸버그에 이메일로 “미래의 재정 문제 대신 부채 한도에 초점을 맞춘 현재 상황은 마치 해변에 앉아 200피트 높이의 쓰나미가 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장 30피트 높이의 파도가 부두에 피해를 입힐지 걱정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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