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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가 급격한 PC·휴대폰 수요 감소로 부진한 1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미국의 반도체 제조사 퀄컴은 3일(현지시간) 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회계연도 기준 2023년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111억5800만달러) 대비 17% 감소한 92억75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90억9000만달러보다는 높았다. 순이익은 전년 24억2000만달러에서 42% 감소한 17억400만달러로 집계됐다.
부문별로는 핸드셋(휴대폰) 반도체 매출이 73억4900만달러에서 61억500만달러로 17% 감소했다. 사물인터넷(Iot) 반도체가 18억2800만달러에서 13억9000만달러로 줄어든 반면 차량용 반도체는 3억7100만달러에서 4억4700만달러로 증가했다.
퀄컴 실적이 악화된 데는 전세계적으로 휴대폰 수요가 부진한 영향이 컸다. 리서치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
전망은 더 어두웠다. 퀄컴은 올해 2분기 매출을 81~89억달러 수준으로 내다봤다. 월가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91억달러보다 낮은 수치다. 퀄컴은 스마트폰 시장이 초과 공급을 소진하는데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재고 감소가 적어도 향후 몇 분기 동안 중요한 요인으로 남아 있다는 가정 하에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라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자동차, 네트워킹, 웨어러블 기기 등에 대한) 사업 다각화와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퀄컴 주가는 이날 2.82% 하락한 112.83 달러로 마감했다. 시간외거래에서는 105.35달러까지 떨어졌다.
PC용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AMD도 수요부진으로 인한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실적발표 다음날인 이날 AMD 주가는 9.22% 떨어졌다.
AMD의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 줄어든 53억5000만달러다. 순손실은 1억3900만달러(1865억)로 집계됐다. 매출 감소에는 휴대폰 메모리칩, 고성능 컴퓨터용 프로세서 등을 포함하는 클라이언트 부문이 부진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클라이언트 부문 매출은 지난해 21억2400만달러에서 7억3900만달러로 급감했다. 시장조사업체인 인터내셔널 데이터 코포레이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대비 29% 감소한 5690만대로 집계됐다.
리사 수 AMD CEO는 컨퍼런스콜에서 "클라이언트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우리가 볼 때 전체 시장뿐만 아니라 우리 비즈니스에서도 1분기가 바닥이었다"며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월가에서는 이러한 전망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스테이시 라스곤은 고 "인텔의 2024년 로드맵이 실현될지 여부는 지켜봐야겠지만, 내년 경쟁 환경은 AMD에게 더 어려워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업계 대표 강자인 인텔의 올해 1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117억달러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28억달러(3조7400억원) 손실을 내기도 했다. 다만 인텔의 경우 실적 악화가 예상된 데다가 투자자들이 반도체 재고 소진을 기대하면서 실적발표가 이뤄진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주가가 전날보다 2.79% 상승한 29.86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주가는 일주일 동안 30달러 안팎을 오가고 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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