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대미문으로 벌어진 한·미 금리 격차…경제 펀더멘털이 관건

입력 2023-05-04 17:47   수정 2023-06-03 00:02

미국 중앙은행(Fed)이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 금리를 연 5.0~5.25%로 끌어올렸다. 지난해부터 10회 연속 인상으로 기준금리는 16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한국과의 기준금리 차이는 역대 최대인 1.75%포인트로 벌어져 외화자금 유출, 환율 변동 우려가 더욱 커졌다.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의 고민이 더 깊어진 것이다.

Fed는 FOMC 성명에서 긴축 종료를 시사했지만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올해 금리를 내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해 아직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중요한 과제임을 피력했다. “물가와 노동시장 여건이 지금보다 더 약해질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시장에선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놓은 ‘매파적 중단(hawkish pause)’이란 해석이 나왔다.

고금리 지속에 따른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은행 위기도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JP모간이 파산 위기에 몰린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전격 인수한 지 이틀 만에 또 다른 지역은행 팩웨스트뱅코프의 파산설이 불거졌다. 최악의 경우 1980년대 말 미국에서 발생한 저축대부조합(S&L) 사태처럼 지역은행들이 도미노 파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년여 사이에 급격하게 오른 기준금리 탓에 미국 중소은행은 역마진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때 사들인 채권 등 보유자산 금리는 연 1%대인 데 비해 현재 자금조달 금리는 기준금리에 연동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연 5%대 기준금리가 파월이 시사한 대로 꽤 오래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고금리가 계속되면 다음 위기의 진앙으로 지목되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 문제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추경호 부총리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은 어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금융·외환시장의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 경제 내부에서 위기가 불거지지 않도록 각별히 경계해야 한다. 가계 부채가 1900조원에 이르고, 2금융권의 115조원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가 상존하는 한국 금융시장도 언제든지 돌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살얼음판이다. 정부는 위기 대응 시나리오를 재점검하고, 시장 불안을 잠재우는 고강도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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