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이나 로봇 등 완구 제품 업계에서 캐릭터 IP가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실물 캐릭터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조사 대상의 86.0%에 달했다. 김용연 오로라월드 상무는 “최근 장난감 소비 경향을 살펴보면 상품 기능보다는 캐릭터 자체를 중시한다”고 짚었다.
장난감 판매 현장은 유명 캐릭터 IP의 격전장이 된 지 오래다. 창신동 문구완구 거리 가게 곳곳에선 “포켓몬이 어디 있느냐”, “특정 캐릭터 제품의 확장판이 있느냐”와 같은 문의에 응대하느라 직원들이 분주하게 뛰어다녔다. 장난감 전문 업체 토이저러스 청량리점에는 ‘산리오 마켓’이라는 별도 공간이 마련됐다. 어린이뿐 아니라 친구 혹은 연인 단위의 청소년, 성인 고객도 적지 않았다. 한아름 손오공 마케팅팀 과장은 “최근에는 포켓몬에 이어 산리오 캐릭터가 인기”라고 전했다.
국내 캐릭터 IP의 영향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실태 조사 결과, 3~9세 아동의 최선호 10순위 캐릭터 중 6개가 국산 캐릭터였다. 아이코닉스 ‘뽀롱뽀롱 뽀로로’, 초이락컨텐츠컴퍼니 ‘헬로카봇’, 카카오 ‘카카오프렌즈’, CJ ENM ‘신비아파트’, 영실업 ‘시크릿 쥬쥬’, SAMG엔터테인먼트 ‘캐치 티니핑’ 등이 입지를 굳혔다.
장난감 제조사들은 인기 캐릭터 IP 간 협업을 꾀하기도 한다. 서로 다른 캐릭터를 하나의 콘텐츠 안에 등장시키는 방식이다. 콘텐츠 전문 기획·개발회사인 초이락컨텐츠컴퍼니는 최근 ‘헬로카봇’과 ‘메카드볼’ 캐릭터를 영상물에 함께 등장시켜 세계관을 공유하는 시도를 했다.
국내 캐릭터 IP와 해외 캐릭터 IP 간 협업하는 사례도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더핑크퐁컴퍼니는 ‘핑크퐁 아기상어’와 미국 ‘세서미 스트리트’ 캐릭터가 함께 노래를 부르는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했다. 해당 콘텐츠는 유튜브에서 13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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