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원은 해당 법안에 대한 반대를 주도하며 당일 안건조정위에서 퇴장했다. 지난해 기준 전국 대학생 수는 312만 명. 이들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법안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것에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4일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이 의원은 반대의 첫 번째 이유로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청년들에 대한 역차별’을 들었다.
그는 “일찍부터 사회생활을 하는 청년은 혜택을 받지 못한다”며 “진짜 민생 법안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우선으로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행 대학 학자금 대출 이자는 연 1.7%다. 이 의원은 “영세 자영업자는 최소 연 3~4% 이상의 이자를 내며 소액 서민금융 대출 상품을 이용하고 있다”며 “자원이 한정된 만큼 어려운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불평등한 배분’이 사회 정의에 더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비슷한 사업을 지방자치단체들이 시행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 의원이 조사했더니 올 2월 기준 모든 광역자치단체 대학생 학자금 이자 지원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9만 명의 대학생이 76억원의 지원을 받았다. 이 의원은 “개별 지자체가 이자를 지원하면 ‘모교가 있는 지자체의 도움을 받았다’며 대학생들이 소속감과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지방 소멸 시대에 관련 사업 주체는 중앙 정부보다 지자체가 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정부 재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해당 제도가 시행될 경우 10년간 약 8560억원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 의원은 “민주당은 민생 법안이라고 주장하지만 문재인 정부 당시에는 추진하지 않았다”며 “국가 재정에 대한 책임을 정부에 떠넘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자 없는 부채’가 불러올 도덕적 해이에 대해서도 걱정했다. 이 의원은 2000년대 초반 신용카드가 무분별하게 발급돼 많은 젊은이가 빚에 중독된 문제를 상기시켰다. 그는 “학자금 대출이 필요 없는 이들도 무이자 대출을 통해 ‘빚투’(빚을 내 투자한다)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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