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덮친 이상기후로 사료용 곡물 생산이 급감하면서 올 하반기 사료값이 급등할 가능성이 커졌다. 가뭄과 폭염 여파 등으로 배합사료 주원료인 옥수수 등의 올해 글로벌 생산량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흑해 곡물협정’ 파기를 위협하고 나선 것도 악재로 떠올랐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배합사료의 올해 1분기 평균 가격은 ㎏당 681.7원으로 전분기(697.3원)보다 2.2% 내렸다. 배합사료 가격이 전분기 대비 하락한 것은 2021년 1분기 이후 여덟 분기 만이다. 2년 가까이 오름세를 지속해온 배합사료값이 하락 반전한 데는 지난해 3분기 국제 시세가 떨어질 때 계약한 옥수수, 대두(콩) 등의 물량이 국내에 들어와 배합사료 제조에 투입된 게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올 들어 다시 사료용 원자재값이 상승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수입 사료 원료 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1.4% 오른 173.7을 나타냈다.
주요 사료용 곡물의 수입단가는 밀이 t당 358달러로 전년 대비 8.0%, 옥수수가 332달러로 2.3%, 대두박이 546달러로 9.4% 올랐다. 여기에는 3월 아르헨티나를 덮친 63년 만의 폭염과 가뭄이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여파로 올해 세계 옥수수 공급량은 전년보다 13.9% 감소할 전망이다.
송영찬/한경제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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