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누리호 3차 발사가 20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지름 3.5m, 높이 약 40m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는 1·2단 조립이 끝난 상태였다. 위성이 들어가는 3단 결합이 끝나면 발사 준비가 마무리된다.
전신을 덮는 하얀색 방진복을 입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은 차세대 소형위성 2호기 등 누리호가 실어 나를 위성들을 점검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한국 발사장에서, 한국 발사체로, 한국 위성 고객을 처음으로 모시게 됐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누리호는 1·2단 조립이 완료됐다. 단 분리를 위한 화약과 도화선 설치 작업까지 마무리됐다. 8일부터는 3단 결합 작업이 1주일간 이뤄진다. 기계, 전기, 통신 결합을 확인한다. 이상이 없으면 14일부터 페어링(덮개)을 3단에 씌우는 작업이 이뤄진다. 이후 1·2단과 3단 전체 조립을 마무리한 뒤 22일부터 누리호를 발사장으로 이동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다.
누리호는 주 탑재체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기와 부 탑재체 큐브위성 7기를 고도 550㎞ 태양 동기 궤도에 투입할 예정이다. 가로·세로·높이 97.4×134×82㎝, 무게 180㎏의 차세대 소형위성 2호기는 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제작했다. 영상 레이더(SAR)를 국산화해 설치했다. SAR은 해상도 5m, 관측 폭 40㎞의 X대역(주파수 8~12㎓) 마이크로파로 지구를 관측한다. 보통의 광학카메라와 달리 빛과 구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야간 및 악천후에도 지상 관측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 위성은 한반도 이상기후에 영향을 주는 북극 해빙 변화, 해양 오염 탐지 등에 활용된다.
부 탑재체인 도요샛은 한국천문연구원이 제작한 큐브위성 4기로 구성된 군집위성이다. 종·횡대 비행을 하면서 오로라와 플라즈마 현상을 시공간적 변화에 따라 관측한다. 도요샛의 관측 결과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공동 활용한다. 이외에도 우주 부품 전문기업 루미르, 져스텍, 카이로스페이스가 제작한 큐브위성 3기가 궤도에 투입돼 우주 방사선을 검출하고 광학 카메라의 성능을 검증한다.
이번 누리호 3차 발사에는 작년 10월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참여한다. 항우연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누리호 발사체 제작 총괄 관리 및 발사 공동 운용 등의 역할을 전수하고 있다.
지난해 누리호 2차 발사 성공 후에도 발사 일정을 계속 잡는 것은 국내에서 개발한 위성을 궤도에 올리려는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차세대 중형위성 3호(2025년)와 초소형위성 2~6호(2026년), 초소형위성 7~11호(2027년)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해외 우주발사체도 첫 발사 성공 이후 반복 발사에서 실패하는 사례가 많다”며 “반복 발사를 통해 기술과 경험을 축적해 성공률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로우주센터=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