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누스가 신제품 개발 영감을 얻은 리뷰는 매트리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의 주요 온라인몰을 통틀어 2010년 이후 150만 건에 육박한다. 자칫 골칫덩어리가 되기 쉬운 리뷰를 아이디어 원천으로 탈바꿈시키는 건 ‘프로덕트 인사이트팀’(사진) 몫이다. 지누스는 미국 진출 2년 후인 2008년부터 리뷰를 전담하는 이 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 팀은 여느 기업과 달리 ‘고객서비스본부’가 아니라 ‘제품 개발부’ 산하에 소속돼 있다. 이 팀을 이끄는 문현옥 상무는 “기업이 제품 개발에 고객 리뷰를 반영하기 위한 전담 조직을 운영하는 건 이례적”이라며 “제품에 고객 의견을 100% 적용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베스트셀러인 ‘스마트 박스 매트리스’의 편의성을 대폭 개선한 데에도 리뷰가 한몫했다는 평가다. ‘부품이 많아 조립이 복잡하다’는 리뷰에 착안해 볼트 수를 14개에서 8개로 줄이고 10개가 필요하던 너트는 아예 사용하지 않아도 되도록 제품을 개선했다. 제품 만족도는 끌어올렸지만 가격은 올리지 않아 개선품 매출이 기존 제품에 비해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프로덕트 인사이트팀은 자체 고객 리뷰 분석 시스템을 통해 리뷰 활용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 1000개의 문구와 100여 개 단어를 조합해 ‘긍정’ 및 ‘부정’ 리뷰를 자동 분류하는 시스템이다. 긍정과 부정의 이유도 10개 그룹으로 나눠 빅데이터화한다. 문 상무는 “고객들의 리뷰는 오늘의 ‘아마존 1위’ 지누스를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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