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보통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입소문의 진원지는 셀럽이 아니다.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다. 때 묻지 않은 보통 사람의 조언이 유명인의 분칠한 권유보다 훨씬 믿을 만하다. 그들이 맨얼굴로 전하는 가식 없고 실질적인 이야기가 순식간에 스마트폰에서 돌고 돈다. 둘째, 상점과 점원 없이 장사가 가능하다. 원래 티파니나 샤넬 같은 고급 브랜드는 온라인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다. 세상이 바뀌었다. 커피값을 아낀 대학생 커플이 100일 기념 명품백과 지갑을 주고받는다. 게다가 비대면의 세상은 주문하는 경험과 습관을 앞당겼다.
셋째는 공공성의 경향이다. 사방으로 터진 연결의 세상, 기업은 젠지(GenZ)세대가 관심을 보이는 공익적 이슈에 실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구글은 광장 공포증 때문에 집에서만 지내야 했지만 구글 스트리트 뷰를 통해 사진가로 활동하게 된 여성의 이야기를 ‘서치 온(Search On)’이라는 테마로 전달했다. 아마존은 아마존의 배달원이자, 한 가정의 아버지인 켄트를 등장시켜 ‘미팅 더 모멘트(Meeting the Moment)’란 테마로 코로나19와 기후변화에 맞서는 아마존을 보여준다. 넷째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폭발이다. 립스틱을 사려는 여성이 백화점에 가서 점원의 권유를 듣고 구매하는 시대가 아니다. 로레알의 메이크업 지니어스 앱에 들어가보라. 스마트폰 카탈로그에서 제품을 스캔해 어울리는 사진을 골라 친구나 애인에게 보내 의견을 묻고 구매를 결정한 뒤 후기를 세상에 올린다. 배달의민족은 획기적이고 기발한 고객 참여 콘텐츠를 제작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팬덤을 늘려나갔다. 디자이너 양성소로 진화한 무신사는 스마트폰 안에 상점을 열고 매대를 개설하고 점원을 둬 돈을 쓸어모은다.
다섯째는 집안의 인공지능 센터, 사물인터넷(IoT)의 진화다. TV와 냉장고에 적용된 센서가 주인이 외출하면 자동으로 온도나 조명을 조절해주고 치매에 걸린 노인들이 깜박한 사이 방치된 오븐의 불을 꺼준다. 휴가 간 주인을 대신해 반려견 사료통의 문을 시간에 맞춰 꼬박꼬박 열어준다.
리얼 타임, 리얼 콘텐츠, 리얼 마케팅의 시대다. 브랜딩이란 말도 구태의연하다. 인식이 아니라 실체로 승부해야 한다. 광고가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가 똑똑해야 한다. 매장을 스마트폰 안으로 옮겨야 한다. 마케터가 바라볼 곳은 어디일까? 기술의 변화가 아니다. 소비자 생활방식의 변화다. 마케터의 교실은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다. 일상의 관찰력을 습관처럼 작동해야 한다. 감수성으로 감지하고 융합력으로 연결할 입체적 설계자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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