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찬 음식은 '화합의 상징' 구절판·탕평채

입력 2023-05-07 21:12   수정 2023-05-15 16:44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한남동 관저로 자리를 옮겨 만찬을 함께했다. 김건희 여사와 기시다 유코 여사도 참석했다. 지난 3월 윤 대통령의 방일 때는 도쿄 중심가 긴자의 노포 두 곳에서 만찬과 2차 친교 행사를 열었지만 이번 회담에선 관저에서의 만찬을 택했다.

오후 7시30분부터 시작된 이날 만찬은 구절판, 잡채, 탕평채 등 명절상과 생일상에 자주 올라가는 한국 전통음식으로 구성됐다. 얇게 썬 고기와 채소를 밀가루 전병에 싸 먹는 구절판은 화합을 상징하는 음식으로 12년 만에 복구된 한·일 셔틀 외교를 기념한 것으로 해석됐다. 갖가지 재료를 무쳐낸 탕평채는 조선 영조가 각 붕당의 인사를 고루 등용하겠다는 ‘탕평책’을 내놓으며 직접 만들어 역시 화합의 상징으로 꼽힌다.

강원 횡성 한우로 요리한 한우갈비찜과 한우불고기도 주요 메뉴였다. 우족편과 민어전, 대하찜, 메밀냉면 등도 상에 올랐다. 전통주로는 쌀 표면을 79%까지 깎아내 ‘천년고도의 명주’라 불리는 경주법주 초특선을 선보였다. 사케 애호가로 알려진 기시다 총리의 취향을 고려해 이와 비슷한 청주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도쿄에서의 만찬에서는 ‘에비스’ 생맥주에 진로 소주를 섞은 술, 히로시마 특산 일본 술(사케)인 ‘가모쓰루’ 등을 마셨다.

앞서 기시다 총리의 공식 환영식은 오후 3시35분께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광장에서 열렸다. 이번 방한은 실무방문 형식이었지만, 공식 환영식 규모는 국빈급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 부부는 대통령실 현관 앞에서 기시다 총리 부부를 맞이했다. 양국 정상 부부는 함께 잔디광장으로 이동했고, 이들이 단상에 올라서자 일본 국가와 애국가가 차례로 연주됐다.

연주가 끝난 뒤 양국 정상은 잔디마당으로 내려와 국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외국 정상이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의장대를 사열한 것은 작년 12월 응우옌쑤언푹 당시 베트남 국가주석의 국빈 방한 이후 두 번째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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