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난 시베리아호랑이 한 마리가 전염병에 걸려 폐사했다. 시베리아호랑이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이다.
8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23일 동물원에서 태어난 순수혈통 시베리아 호랑이 암컷 '파랑'이 '고양이 범백혈구감소증'에 감염돼 지난 4일 폐사했다.
폐사한 파랑이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순수혈통인 수컷 로스토프(12세)와 암컷 펜자(12세) 사이에서 태어난 삼둥이 해랑·파랑·사랑 중 한 마리다.
공원 측은 "지난 2일 파랑이 먹이를 먹지 않고 아픈 듯한 모습을 보여 진찰한 결과 질병에 걸린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파랑과 함께 태어나 같은 우리에서 지낸 '해랑', '사랑' 또한 같은 증세를 보여 치료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6∼8월 세 차례에 걸쳐 백신 접종했음에도 병에 걸렸고, 그중 파랑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이들과 같이 지내던 어미 펜자와 주변 사육장에 있던 '미호도 이날 증세가 악화해 치료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암컷 '삼둥이'는 지난달 하순 첫돌을 맞아 돌잔치를 하는 등 대공원과 관람객의 각별한 관심을 받아왔다.
공원 측은 지난해 백신 접종했음에도 질병에 걸린 것과 관련,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감염 원인을 찾고 있다. 또 향후 관련 진행 상황을 추가로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고양이 범백혈구감소증'은 고양잇과 동물에게서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감염되면 백혈구가 급속히 줄어들어 면역력이 약한 어린 개체에 치명적이다. 특히, 건강 관리를 받지 못한 새끼 길고양이들에게 많이 발병한다.
전염률이 매우 높고 감염되면 치사율 또한 50~59% 정도로 위험한 전염병이다. 인수공통감염병은 아니어서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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