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 쇼핑몰 총기 난사 사건으로 희생된 한인 교포 일가족의 사연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주휴스턴총영사관 댈러스출장소에 따르면 전날 댈러스 교외 앨런의 프리미엄아울렛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현장에서 30대 한국계 부부인 조모 씨와 강모 씨, 이들의 3세 자녀가 총에 맞아 숨졌다. 이 부부의 또 다른 자녀인 6세 어린이는 크게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 일가족은 모두 미국 국적의 댈러스 거주자로, 주말을 맞아 쇼핑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가 참변에 휘말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사회에서 좋은 평판을 받았던 두 사람을 추모하기 위해 지난 8일 미국 모금, 후원 사이트 '고펀드미'에는 모금 페이지가 개설됐다. 페이지 작성자는 희생 가족의 지인으로 알려졌다.
작성자는 이들 가족이 "첫째 아들의 6번째 생일을 맞이해 쇼핑몰을 방문했다"며 "빛, 사랑, 축하로 가득 차야 할 그날 오후, 이들은 불행히도 8명의 희생자를 안긴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가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부부와 3세가 된 아들이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었고, 중환자실에서 퇴원한 6세 아들이 이 끔찍한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라며 "이 페이지는 이 가족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고펀드미 페이지에는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페이지 개설 6시간 만에 목표 금액 5만달러(한화 약 6600만원)를 넘어서 60만달러(7억9000만원)에 육박하는 금액이 모였다.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숨진 조 씨, 강 씨 부부는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한 교포로 모두 미국 국적이지만 한국어를 더 편하게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는 변호사, 강 씨는 치과의사로 봉사활동 등에 참여하며 교민 사회에서도 좋은 평을 받았다.
조 씨의 변호사 사무실 사이트 소개란에는 "한국에서 태어나 댈러스에서 자란 이민자로서 '아메리칸드림'에 대한 깊은 자부심과 존경심,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특히 이민법은 가장 열정을 가진 분야로, 1990년대 초 이민자로 살았던 저의 경험을 폭넓은 법률 지식과 결합해 고객을 더 잘 이해하고 도우려고 노력한다"고 적혀 있다.
또한 "여가에는 교회 활동에 참여하고, 두 아들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며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긴다"고 소개했다.
댈러스 한인회는 이날 "우리 동포사회의 일원으로 좋은 평판을 받으며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던 아름다운 한인 가족의 사망 소식은 너무나도 안타깝고 우리 모두에게 커다란 슬픔이 아닐 수 없다"고 성명을 냈다.
또한 "한인 커뮤니티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으며 한인 동포들이 좀 더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며 "많은 인파가 몰리는 지역에서는 특별히 안전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주실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3명의 한인 가족을 포함해 총 8명이 숨지고 다수의 부상자가 나온 이번 사건은 지난 6일 오후 3시 36분께 댈러스 외곽 앨런의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한 무장 괴한의 무차별 총격으로 발생했다. 총격자 역시 현장에서 사살됐다.
수사 당국은 범행 동기를 수사 중이며, 총격범이 온라인상에 올린 게시물 등을 토대로 극단적인 인종주의에 기반한 증오범죄일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8일 브리핑을 통해 "오늘은 2023년의 128번째 날이며, 우리는 올해 들어 201번째 총기사건을 목격했다"며 "이것은 하루 평균 한 건 이상의 총기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위기 상황'이라고 밝혔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의회는 이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며 "어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에 총기규제법 처리를 거듭 촉구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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