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현대미술관 팔레 드 도쿄에서 한 관객이 작품에 페인트를 끼얹는 소동이 발생했다.
AFP 통신, 일간 르몽드 등은 8일(현지시간) 현대미술관에서 전시 중이던 스위스 출신 화가 미리암 칸의 'Fuck Abstraction!'이란 작품이 페인트 테러로 망가졌다고 보도했다.
이 작품은 아이와 성인의 성관계를 묘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등 뒤로 손이 묶인 작은 사람이 거대하고, 얼굴이 없으며, 힘이 센 남자에게 강제로 구강성교를 하는 장면을 담고 있어 아동 인권 단체의 비난을 받아왔다.
아동 포르노 근절을 주장하는 몇몇 단체들은 해당 작품이 '아동 성범죄'를 묘사하는 것으로 전시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프랑스 법원은 "이 작품의 상세한 맥락과 정보를 살펴봤을 때 아동의 이익이나 존엄성을 심각하고 명백하게, 불법적으로 해치지 않는다"고 철회 제안을 거부했다.
칸 작가는 이러한 논란에 "전쟁의 무기이자 인류에 대한 범죄로서 강간을 표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노인'이라는 내용 외에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이 남성은 지난 7일 보라색 페인트를 작품에 뿌렸다. 남성은 즉각 보안요원에게 체포돼 경찰에 연행됐다. 이와 함께 소아 성애를 문제 삼아 작품에 페인트를 뿌린 행위를 인정하면서도 관련 단체에 소속돼 있지 않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관 측은 "작품에 손해를 끼치고, 표현의 자유를 방해한 행위로 고발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을 통해 밝혔다. 또한 "작가와 합의해 이번 시즌이 끝나는 오는 14일까지 8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작품과 피해 흔적을 간직한 채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리암 압둘 말락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이런 논란의 극단적인 결과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예술 작품을 겨냥하는 것은 우리의 가치에 대한 공격"이라며 "프랑스에서 예술은 언제나 자유롭고, 예술 창작에 대한 존중이 보장된다"면서 기물 파손 행위를 규탄한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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