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부는 '제로 슈거'(무설탕) 열풍에 탄산수 성장세가 멈춰서는 모양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탄산수 시장은 성장이 둔화하는 분위기다. 대형마트 홈플러스에서 올해 탄산수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 1~4월 제로칼로리 음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신장한 데 반해 탄산수 매출 성장은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
탄산수 수요층이 제로 탄산음료로 옮겨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건강을 챙기려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반 탄산음료보다는 저당, 저칼로리 탄산수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칼로리와 당류가 적고 맛까지 갖춘 제로 탄산음료가 등장하면서 굳이 탄산수를 찾을 이유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종류도 다양해졌다. 올해 롯데칠성음료는 '제로 밀키스'를 출시했고 일화는 설탕을 뺀 '맥콜 제로'를 내놨다. 지난 2월 롯데칠성 자사몰에서 선발매한 밀키스 제로는 한 시간 만에 품절 사태까지 빚었다. 이외에도 농심은 웰치스 제로(샤인머스켓·포도·오렌지) 맛 종류를 다양화해 소비자들 선택폭을 넓혔다.
롯데칠성음료에서 생산하는 탄산수 '트레비' 판매량은 2년 전부터 줄기 시작했다. 트레비 매출은 2018년 13.5%, 2019년 10.4%, 2020년 18.1%로 두 자릿수 성장했으나 2021년(3.9%)부터 두 자릿수 성장률이 깨졌다.
탄산수 시장 1위 업체지만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1분기 탄산수 사업 매출액은 27억원이 줄어 전년 동기 대비 17.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제로 제품 탄산음료 부문 매출은 같은 기간 273억원(14.6%)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제로 탄산음료 열풍이 탄산수 시장 발목을 잡은 셈.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제로칼로리 탄산음료 시장규모는 9507억원으로 2년 전보다 4.5배 성장했다. 올해 시장 전망치는 1조1045억원, 성장률은 16.2%다. 반면 올해 무향 탄산수 시장 규모는 561억원, 가향 탄산수는 1956억원으로 각각 4.5%, 8.5%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2021년까지만 해도 탄산수가 잘 나갔는데 최근 각종 제로 음료 출시에 탄산수 찾는 사람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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