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조와 상급단체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국제적인 삼성 불매운동’에 나서겠다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노사협의회’를 대신해 정식 교섭단체로 인정받고 사측을 임금 재협상 테이블로 끌고 오려는 ‘벼랑 끝 전술’로 평가된다. 삼성전자 직원 사이에서 “2분기 영업적자가 유력한 상황에서 노조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최근 사내 게시판에 “9~10일 140여 개국 노조가 모이는 국제제조산업노조(IndustriALL Global Union) 베트남 행사에서 삼성의 만행을 낱낱이 밝히겠다”는 글을 올렸다. 노조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진행 중인 삼성의 노조 파괴와 거짓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에 대해 알리겠다”고 적었다. 전국삼성전자노조는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소속으로 지난 8일 기준 전체 직원의 약 8%인 9803명이 가입한 최대 노조다. 지난달 14일 삼성전자가 직원 단체인 노사협의회를 통해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4.1%)에 합의하자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4일에는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금 재협상’ ‘파업 검토’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은 “오는 6월 국제제조산업노조 총회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도 함께 간다”며 “그때까지도 (삼성전자 교섭이) 해결되지 않으면 국제적 결의를 통해 ‘불매운동’까지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이은 노조의 강경 발언에 삼성전자 직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반도체 한파’로 2분기 영업적자 우려가 큰 상황에서 노조가 회사를 벼랑 끝으로 밀고 있다는 지적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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