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번화가에서 다른 사람의 자동차를 몰고 귀가한 현직 경찰관이 절도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A 경위(54)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광주 북부경찰서 산하 모 지구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A 경위는 지난달 21일 오후 10시30분께 광주 북구 용봉동 거리에 세워진 다른 사람 소유의 흰색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훔쳐 탄 혐의를 받는다.
차량이 없어진 것을 확인한 차주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A 경위의 범죄 행위가 들통났고, 당시 A 경위는 훔친 차를 본인의 집까지 약 10㎞를 몬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수사를 진행한 북부경찰서 수사팀은 절도 현장 CCTV 분석을 통해 차량을 훔친 용의자가 같은 경찰서에 소속으로 드러나자 사건을 광산경찰서로 이첩했고, 수사를 이어간 광산경찰서는 지난 2일 A 경위를 체포해 범행 경위를 조사했다.
A 경위는 경찰 조사에서 "내 차와 비슷하게 생겨서 착각했다. 열쇠가 차 안에 있어서 시동도 걸려 다른 사람 차인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고의성 여부를 떠나 A 경위의 행위에 절도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A 경위가 다른 차종을 혼동하고, 범행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등의 사정을 감안해 음주운전을 추정, 보강 조사를 진행했지만, 혐의는 밝혀내지 못했다.
또 사건 당일 A 경위는 집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응했으며 감지기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 차량 블랙박스에 녹화되기도 했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CCTV 등을 통해 A 경위의 음주 사실은 확인한 경찰은 A 경위의 음주량을 추정할 수 있는 술자리 결제명세와 동반 인원 등 간접적인 입증 자료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분석한 결과를 검찰에 함께 송치했다.
한편, 광주경찰청은 조사가 시작되는 시점에 A 경위를 직위 해제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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