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 남동부 레미히 지역에 있는 한 작은 성당에서 6·25 참전용사 질베르 호펠스의 장례식이 진행됐다고 연합뉴스는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호펠스씨는 지난달 24일 병원에서 향년 90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고, 고인의 조카(62)가 그가 남겨둔 유언장에 "장례미사에서 아리랑을 불러달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을 발견해 박미희 룩셈부르크 한인회장에게 알렸다.
생전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었던 호펠스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전 참전협회장을 맡으며 활발히 활동했다.
오랜 기간 고인을 살뜰히 챙겨온 박 회장은 미사 중 특별 순서로 아리랑을 불렀고, 연주는 고인이 참전 뒤 재직한 현지 세관의 관악단이 맡았다.
호펠스씨는 생전 유독 아리랑 곡조를 좋아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9년 한국전쟁유업재단과의 인터뷰에서도 카메라 앞에서 직접 아리랑 첫 소절을 불렀고, 지난해 11월 생일파티에서도 아리랑 연주가 고인에겐 생일 축하곡이었다.
이날 장례식 및 미사는 조카들과 평소 지인들만 참석한 가운데 소규모로 진행됐고, 장례식에 참석한 박성호 주벨기에유럽연합 대사관 무관은 국가보훈처에서 제작한 추모패를 유가족들에게 전달했다.
한편, 고인은 1951년 병역의무 이행을 위해 입대한 후 자원해서 한국전에 참전했다.
1952년 3월 부산에 도착한 그는 백마고지 전투 등에서 벨기에대대 소속 기관총 사수로 임무를 수행했고, 치열한 전투 끝에 살아남아 이듬해 1월 룩셈부르크로 복귀했다.
호펠스씨가 참전 당시 기록했던 일기는 현재 룩셈부르크 전쟁박물관에 사료로 전시돼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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