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비스는 두 발 앞선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반도체 검사 기업입니다. 코스닥 상장을 통해 입지를 다질 것입니다."
강해철 기가비스 대표(사진)는 1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회사의 성장 전략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기가비스는 반도체 기판 검사수리 장비 제작·판매업체다. 주력 제품은 광학기술을 활용해 반도체 기판 내층을 검사하는 자동광학검사기(AOI)와 레이저 가공 기술로 기판 결함을 수리하는 자동광학수리기(AOR)다. 전체 매출에서 AOI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이 넘는다(55.6%). AOR 비중은 25%로 AOI와 AOR에서만 매출의 80% 이상이 발생한다.
반도체 기판은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부품이다. 단순한 연결을 넘어 반도체 칩의 수율을 향상시키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는 만큼 품질 관리가 필수다. 불량을 잡아내고 이를 바로잡는 설비가 필요한 이유다.
회사는 AOI 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1위 기업으로 평가된다. AOI는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 고사양 반도체 기판을 주로 검사하는데 최근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전방산업의 첨단화로 고성능 반도체 시장이 확대되면서 AOI 수요도 늘고 있다. 2020년 말 기준 182억원이었던 회사의 수주 잔액은 지난해 말 1228억원으로 7배 가까이 늘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는 2020년부터 2030년까지 AOI 시장이 연평균 19.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강 대표는 "AI, 자율주행, 메타버스 등 전방산업 성장세가 예상되면서 그 수혜를 저희도 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가비스는 수출 비중이 높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75.1%를 차지했다. 일본, 대만 기업들이 주요 해외 고객사다. 작년 기준 중국향 매출 비중이 전체 30%에 달했던 만큼 미중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우려되지만, 강 대표는 "이는 중국 공장에서 발생한 매출로 대만이나 한국 자금이 투입되며, 중국 본토 업체들과의 거래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지속적 제품 고도화와 신제품 개발로 반도체 기판 시장 침투를 가속화하겠단 전략이다. 강 대표는 "기술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마이크로미터)까지 검사할 수 있는 AOI 설비를 개발했으며, 연내 정식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엔 3㎛까지 가능했다.
또 "2025년 출시를 목표로 회로 선간폭(반도체 기판 회로선과 회로선 사이의 간격) 3㎛(기존 5㎛)까지 수리할 수 있는 AOR 설비를 연구개발 중"이라며 "기존 AOI의 한계를 보완할 UV AOI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UV AOI는 형광 현상을 활용해 회로를 검사하는 설비다. 회사 관계자는 "UV AOI는 이미 개발 완료된 상태다. 결함 검출력을 향상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깃 시장도 확대한다. 현재 기가비스는 생산능력 한계로 고부가가치 제품인 FC-BGA 반도체 기판 검사수리에 집중하고 있다. 향후 HDI, 일반 PCB 등 전체 기판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해외 고객사도 대만, 일본 등에서 동남아, 인도 기업 등으로 확장할 계획도 있다.
실적은 증가세다. 별도 기준 매출은 2019년 322억원에서 2022년 997억원으로 3년 만에 3배가량 뛰었다. 영업이익도 2019년 60억원에서 작년 338억원으로 5배 넘게 불었다. 2021년엔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뒷걸음질 치기도 했지만, 이는 코로나19와 주요 고객사 공장 화재에 따른 일시적 부진이었다고 강 대표는 부연했다.
기가비스는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오는 15~16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 뒤 이달 2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 총 221만8258주를 공모하며, 공모 희망 가격은 3만4400~3만9700원이다. 시가총액은 4360억~5032억원으로 예상됐다. 시총 2000억원 이하의 소형주 중심 공모 시장 속 이달 유일한 5000억원대 공모주다. 상장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공모자금은 763억원(공모가 하단 기준)으로 시설자금(490억), 타법인증권취득자금(130억), 운영자금(80억)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공장 부지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또 해외 거점을 확대하고 인력을 확충하는 데도 자금을 투입한다. 안정적 부품 수급과 원가 절감을 위해 유관회사에 대한 지분 투자에 조달액을 활용할 계획도 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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