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CJ ENM 신용도 ‘먹구름’…부정적 꼬리표 달리나

입력 2023-05-10 15:04  

이 기사는 05월 10일 15:0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 1분기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낸 CJ ENM의 신용등급에 경고등이 켜졌다. 콘텐츠 제작비가 증가하고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사업의 적자가 누적되면서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10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올 상반기 정기평정을 앞두고 CJ ENM의 신용등급 적정성을 재검토하고 있다. 2018년 CJ오쇼핑과 CJ E&M과의 합병으로 출범한 CJ ENM은 지난 5년 동안 신용등급 AA-(안정적)를 유지해왔다. 합병 전인 2010년 10월 한국신용평가가 CJ오쇼핑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올린 후 13년간 한 번도 신용등급에 변동이 없었다.

그러나 올 초 실적이 악화하면서 신용도에 '부정적' 꼬리표가 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 초 보고서에서 “수익성 저하 추세와 확대된 재무 부담 등을 고려할 때 CJ ENM의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커졌다”며 “티빙?피프스시즌 등의 실적 개선 여부, 차입 규모 축소 등을 포함한 재무 부담 경감 수준 등을 중점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CJ ENM은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손실이 5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4일 공시했다. CJ ENM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374억원으로 전년보다 53.7% 감소했다.

콘텐츠 제작비 급증과 OTT 사업 적자 등으로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지난해 초 미국 영화 제작사 피프스시즌을 9300억원에 인수하면서 재무 부담도 커졌다. 애널리스트 출신인 구창근 대표를 선임하고 수익성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뚜렷한 반등 요인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CJ ENM의 신용평가 하향 조정 검토 요인에는 △EBIT/매출액 4% 미만 △순차입금 의존도 15% 초과 등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말 기준 CJ ENM의 EBIT/매출액과 순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2.9%와 22.0%로 집계됐다.

2분기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신용평가업계는 보고 있다.

CJ ENM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신용도가 떨어지면 회사채 발행에 따른 이자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CJ ENM은 올해 들어 자금 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3000억원어치 공모채를 발행한 데 이어 지난달 27일 400억원어치 사모채를 찍었다. 확보한 자금은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차환을 위해 사용됐다. 향후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에 사모채 시장을 다시 찾을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의 부정적인 시선이 커지면서 목표 주가도 내려가고 있다. 삼성증권 (10만5000→9만9000원), 대신증권(8만8000원→7만9000원), 하나증권(12만5000원→10만5000원), 유진투자증권(13만원→9만원), KB증권(13만원→11만원), 현대차증권(13만6000원→10만원), 한화투자증권(9만5000원→9만원) 등이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영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 등이 주가에 반영되려면 보다 구체적인 시그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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