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관들이 국내 금융회사 지분을 잇달아 확대하고 있다. 장기 투자 성격의 외국인 큰손들이 금융주를 저가 매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외국계 기관이 보유 지분을 늘린 국내 금융회사는 5곳으로 조사됐다. 남아공계 운용사인 오르비스인베스트먼트는 전날 한국금융지주 지분을 기존 7.47%에서 8.32%로 0.85%포인트 확대했다. 오르비스는 키움증권 지분도 9.61%에서 9.98%로 늘렸다.
캐피탈그룹은 지난 8일 하나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 지분을 각각 5.55%까지 늘렸다. 기존 지분은 각각 5.08%, 5.11%였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매니지먼트도 현대해상 지분을 9.04%에서 9.57%로 확대했다.
한국금융지주와 키움증권에 장기로 투자하고 있는 오르비스는 주가가 오를 때 지분을 줄이고 주가가 내렸을 때 지분을 늘려왔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오르비스는 성장성을 보고 2010년부터 키움증권에 투자했다”라며 “최근 주가가 급락하자 저가 매수에 나선 것 같다”고 해석했다. 오르비스는 주로 호주 퇴직연금 계정인 ‘오스트렐리안 슈퍼’를 통해 키움증권과 한국금융지주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과 한국금융지주는 최근 약세를 보인 증권주 가운데서도 주가가 더 많이 떨어졌다. 키움증권은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악재가 터졌고, 한국금융지주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중이 높은 것이 부각됐다.
은행주도 미국발 은행 리스크 등으로 하락세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월 장중 5만3300원 고점을 찍고 4만원 초반대까지 하락했다. JB금융지주도 1만1160원에서 8280원까지 내렸다. 캐피탈그룹은 두 종목을 각각 4만원 초반대, 9000원대에 집중 매수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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