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투자 팍팍 밀어준다"…스타트업 안착 돕는 대기업들

입력 2023-05-10 17:43   수정 2023-05-11 01:12

스타트업 펫나우는 2018년 인공지능(AI) 기반 반려동물 신원 확인 기술을 개발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반려동물 코에서 생체정보를 얻어 AI가 개체별 특성을 가려내는 방식이다. 펫나우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발판을 마련한 건 2021년 포스코가 지원하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선발되면서다. 포스코는 시드 투자, 홍보, 미국 진출전략, 특허전략, 법인 설립, 개인정보보호법 컨설팅 등을 지원했다. 임준호 펫나우 대표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2년 가까이 지원받아 미국 현지 시장에 안착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문을 연 스타트업 와일드젤리도 반려동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와일드젤리는 2021년 스타벅스의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수상한 지 1년 만에 사업화에 성공했다. 김동은 대표는 “스타벅스 창업카페에서 멘토링을 받으며 사업 기초를 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펫나우, 와일드젤리처럼 대기업과 손잡고 상생협력을 통해 성장하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유망한 스타트업에 대기업이 재정과 업무 등을 지원하면서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는 방식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은 중소기업과 상생협력하는 우수 대기업을 꾸준히 발굴하고 있다. 중기부 등에 따르면 포스코와 스타벅스뿐 아니라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전력 등이 스타트업과의 상생협력에 앞장서고 있다.

공기업의 지원 사례가 눈길을 끈다. 스마트 물관리 시스템을 제공하는 블루센은 한국수자원공사의 지원을 받았다. 블루센은 국내 유일한 수질센터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상수도 공급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수질을 감시할 수 있는 ‘지능형 수질계측기’ 등이 주력 제품이다. 기술력이 뛰어난데도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던 중 수자원공사로부터 시스템 개발 및 해외 판로 개척과 관련한 도움을 받았다. 에너지 관리 시스템 스타트업인 케빈랩은 한전의 ‘에너지 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선발돼 기술 개발과 해외 진출 등을 집중 지원받았다.

중기부 관계자는 “올해는 국민심사단을 운영해 국민이 공감하는 상생협력 사례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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