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100억원대 중소기업 에이스엔지니어링은 이렇게 세계 1위 항공사 에어버스의 항공기 동체 및 날개 운송을 책임지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후 10여 년 만인 지난해 매출은 2353억원으로 불어났다. 영업이익은 188억원을 기록했다. 거래 대상도 확대돼 에어버스뿐 아니라 에너지, 방위산업, 반도체(클린룸) 등 업종별 1위 기업을 두루 고객사로 확보했다.
에이스엔지니어링은 대부분 고객사가 글로벌 기업인 까닭에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는다. 지금은 에이스엔지니어링 대표가 된 유대연 사장(사진)은 수출을 크게 늘려 국가 경제에 기여한 공로로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제신문사로부터 최근 ‘145회 한국을 빛낸 무역인’으로 선정됐다.
에이스엔지니어링은 유 사장 부친인 유인선 회장이 1991년 창업했다. 초창기 운송용 컨테이너를 가장 먼저 국산화해 중국에 재수출하면서 기반을 닦았다. 이후 에어버스의 항공기 동체 및 날개 운송용 특수 컨테이너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사세를 확장했다. 커피콩 이송을 위해 부패 방지용 환풍기를 설치한 컨테이너를 도입한 것도 이 회사가 최초다.
사업 다각화를 적극 추진해 현재 회사 매출의 절반 이상이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나온다. ESS는 생산한 전기를 저장장치에 저장한 후 필요할 때 전기를 공급해 전체 전력 사용 효율을 높이는 제품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세계 1위 ESS업체 미국 플루언스에 독점 공급한다.
유 사장은 “특수 컨테이너 기술을 변전소에 적용해 사업 영역을 전력 계통으로 넓히고 이를 응용해 다시 ESS 신시장을 개척했다”며 “설계부터 제작, 운송, 설치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 고객이 세상에 없는 걸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최초’ 타이틀이 많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임에도 직원 가운데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비중이 높은 것도 눈에 띈다. 전체 직원 99명의 평균 연령은 35세가 채 안 된다.
유 사장은 1년에 200일 이상을 해외에서 보낸다. 그는 “올해 공급해야 하는 물량이 이미 4000억원을 넘어섰다”고 귀띔했다. 올해 매출은 작년의 두 배를 넘을 것이란 예상이다. 올 하반기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는 등 기업공개(IPO)도 준비하고 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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