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맞불을 놓은 곳은 초광역 경제공동체 ‘해오름동맹’의 파트너인 울산시다. 18,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안효대 경제부시장이 중심이 돼 정치권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며 ‘2차전지 하면 울산’이라고 홍보하는 중이다.
불과 몇 달 전 해오름동맹을 강조하며 어깨를 맞대고 웃으며 사진을 찍은 포항·울산시 수장들은 2차전지 특화단지 유치에 관해서는 서로 양보할 기색이 조금도 없다.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세제 감면과 기업 투자 확대 등의 혜택을 받아 지역경제에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산은 전국 1위 리튬 2차전지 공급망을 갖췄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지 제조업체인 삼성SDI와 고려아연, LS MnM, 이수화학, 에스엠랩 같은 관련 업체들이 이미 울산에 둥지를 틀고 있다.
울산의 2차전지 매출은 12조4207억원, 부가가치액은 3조2096억원으로 전국 1위 수준이다. 울산시는 특화단지가 조성되면 2030년 생산액 62조원, 수출액 114억달러, 기업 투자 6조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 시장은 지난 7일 이철우 경북지사를 경북도청에서 만나 포항과 울산을 연결하는 배터리 생태계 구축을 논의했다. 김 시장은 이 자리에서 “포항에서 생산된 양극재가 울산의 삼성SDI, 현대자동차까지 이어지는 완결된 배터리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전략적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까지 포항에 투자된 금액만 17개사 3조5000억원에 이른다. 올 들어서는 11개사에서 2030년까지 12조원 규모의 2차전지 투자를 결정했다. 포항시는 2차전지 소재 산업 분야에서 국내 최대 글로벌 공급기지로 뿌리내리고 있어 정부의 2차전지 특화단지는 반드시 포항이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2차전지 특화단지 유치전에 뛰어든 곳은 울산·포항만이 아니다. 충북 오창과 전북 군산도 경쟁자로 나선 만큼 영남지역 외에서 특화단지가 나올 수도 있다. 정부의 특화단지 지정 결과는 오는 6월 발표될 예정이다.
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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