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모기에 잘 물리는 사람은 비누를 바꿔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연구팀은 모기를 쫓을 수 있는 향으로 '코코넛 향' 비누를 추천해 눈길을 끈다.
11일 저널 발행사 '셀 프레스'에 따르면 클레망 비노제 미국 버지니아공과대학 신경행동학자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비누 사용이 모기의 흡혈 선호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비누 사용이 모기의 흡혈 선호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 대상자 4명의 체취를 분석하고 다이얼과 도브, 네이티브, 심플 트루스 등 4개 비누 브랜드를 사용하게 했다. 이들 비누 향이 갖는 각 특성도 함께 분석했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들이 씻기 전과 비누로 씻고 한 시간 뒤 체취를 각각 수집한 뒤, 짝짓기를 끝낸 '이집트숲모기' 암컷에 노출하고 유인 효과를 분석했다. 모기 중 암컷만 짝짓기 뒤 피를 빨아서다.
그 결과, 도브와 심플 트루스 비누를 이용해 씻는 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 자원자에게 모기가 더 꼬이게 했으며, 네이티브 비누는 오히려 모기를 쫓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비노제 박사는 "실험 대상이 된 모든 비누가 모기퇴치제로 알려진 '리모넨'이라는 화학물질을 주요 성분으로 함유하고 있었다"면서도 "네 종 중 세 개가 모기 유인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모기 유인이나 퇴치는 화학물질의 비율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똑같은 화학물질이라도 비율이 바뀌면서 모기를 유인하기도 하고 쫓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리모넨'은 소나무나 감귤류 껍질 정유에서 추출되는 무색의 탄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지방족 탄화수소로 향을 가졌는데, 주로 식품의 첨가제와 화장품의 향기의 성분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연구팀은 모기의 흡혈 선호도에 영향을 미치는 성분을 분석해 코코넛 향 화학물질을 포함, 모기를 꼬이게 하거나 쫓는 것과 연관된 화학물질을 각각 네 종과 세 종씩 찾아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비노제 박사는 "씻지 않았을 때 모기에 잘 물리는 사람이 비누 종류에 따라 씻기 전보다 더 잘 물리거나 덜 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개인적으로 모기가 모여드는 것을 줄이고 싶다면 코코넛 향 비누를 고르겠다"고 귀띔했다.
단 해당 연구 결과는 개인의 독특한 체취와 비누의 상호 작용이 각각 다른 만큼, 개인마다 편차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개방형 정보열람 학술지 '아이사이언스'에 실렸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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