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지난 정부는 K방역이라는 말을 만들면서까지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자화자찬했지만 엄밀하게 평가하면 합격점을 주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의사협회가 여섯 차례나 건의했음에도 중국인 입국자를 통제하지 않았고, 신도들의 반발로 인한 부작용이 뻔히 보이는데도 법무부 장관이 대구 신천지 본부를 압수수색하라고 공개 지시한 것 등이 정치적·이념적 방역의 문제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 컨트롤타워를 전문성보다 이념적 성향을 기준으로 맡긴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런 문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대안으로 ‘과학 기반 방역’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팬데믹 대응에 가장 중요한 것은 고위험·중증 환자를 선별해 한정된 의료자원을 선택과 집중해 투입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의료시스템, 건강보험 데이터, 정보통신 데이터 등과 연계해 플랫폼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들에게는 다음 팬데믹이 도래했을 때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달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또 “코로나19가 초래한 다양한 사회적 변화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디지털 정책 등 포스트 코로나 정책을 세심하게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코로나19 현장에서 헌신한 의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헌신한 의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들과 백신·치료제 연구개발 및 생산에 노력한 보건산업 종사자,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보건당국에도 감사드린다”며 “무엇보다 방역조치에 적극 협조해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회의가 끝난 뒤에는 참석자 전원이 일어나 이들 의료진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날 회의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중앙정부가 정책을 짜고, 지자체가 실행하는 방식의 역할 분담을 하면서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고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방역 조치 완화와 지원 유지 등에 대한 내용을 국민이 잘 알 수 있도록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