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등 K방산 기업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주요 방위산업기업 수주액이 100조원을 넘어서면서 경남 지역경제도 함께 살아나는 것을 체감하고 있어서다. 경상남도는 한국 방산의 경쟁력 강화가 곧 지역 주민의 생활 수준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상남도에는 국가지정 방산업체 27곳이 있다. 이 중 한화그룹(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과 KAI는 세계 100대 방산기업에 드는 대형 업체다. 경상남도가 방위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해 연구개발과 수출 지원, 기반시설(인프라) 등 5대 분야, 29개 세부 과제를 담은 ‘경남 방위산업 육성 종합계획’을 수립해 추진하는 배경이다. 경상남도가 이 분야에 투입하기로 한 사업비는 1조8955억원에 이른다.
경상남도는 나아가 개별 기업의 요구사항을 살펴보고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11일 도에 따르면 김병규 경제부지사는 최근 현대로템을 찾아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수주 성과를 축하하고 지원 방법을 논의했다. 현대로템은 전동차, 경전철, 기관차 등을 생산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K2 전차, 차륜형 장갑차 등 지상무기도 많이 제작한다.
현대로템엔 수주 낭보가 잇달아 날아들고 있다. 작년 7월 폴란드에 K2 전차 1000대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8월에는 긴급 소요분 180대를 폴란드에 공급하는 4조5000억원 규모 1차 실행계약을 체결했고, 올 3월엔 폴란드형 K2전차(K2PL) 생산·납품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컨소시엄 이행 합의서를 교환했다.
올 3월 박완수 경남지사는 지난해 약 173억달러라는 역대 최대 방산 수출 실적을 달성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찾았다. 지역기업의 성과를 격려하고 행정적으로 도와줄 점이 없는지 듣기 위한 자리였다고 도는 밝혔다.
경상남도는 지난달엔 방위사업청과 창원에서 ‘방위사업 방방톡톡 상생 워크숍’을 열었다. 방산기업의 건의사항을 듣고 방위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워크숍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 현대로템, 현대중공업, STX엔진, 현대위아, SNT다이내믹스, 퍼스텍, 영풍전자, 경인테크 등 지역 주요 기업이 대거 참가했다.
최근 경상남도의 주요 현안 중 하나는 지역 방산기업 지원을 위한 국책연구기관인 방산부품연구원 설립이다. 지난 1일 김영선 의원(국민의힘·창원 의창구)이 설립 근거를 담은 ‘방위산업 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경남지역 국회의원 5명과 공동으로 발의했다. 박 지사는 작년 11월 열린 방산수출 전략회의에서 방산부품연구원 설립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중앙부처와 국회 설득 과정을 거쳐 설립 타당성 용역비 예산 2억원을 확보했다. 경상남도는 방위사업청이 관련 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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